[머니투데이 여한구기자]#장면1. 지난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긴 한숨과 함께 고개를 파묻었다. 이어진 기초노령연금법 제정안 찬반투표에서 유 장관은 반대표를 던졌지만 254대9(기권 2표)라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통과됐다.
#장면2. 지난 6일 오후 청와대. 유 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장관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9일 유 장관의 사의 수용을 유보한데 이어 10일 국회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기초노령연금법 제정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국민연금 개혁이 좌초된 것을 놓고 '내탓, 네탓' 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유 장관이 있다. 유 장관은 연금 개정안의 부결을 "유사 이래 최대 재정사고"라고 규정하면서 "국민연금 개혁의 걸림돌이 나라면 사퇴하겠다"고 주사위를 던졌다.
법안 부결을 주도한 한나라당은 유 장관을 '초보운전자'로 폄하하면서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유 장관이 부각되면서 어느새 유 장관의 거취와 국민연금 개혁은 '한묶음'이 돼버린 느낌이다. 정치권의 '미운 오리'인 유 장관이 연금개혁을 주도하는 한 '될 일도 안된다'는 시각도 상당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연금개혁 공방이 유 장관을 둘러싼 '정치게임'으로 변질되면서 정작 중요한 문제는 도외시되고 있는 것같다. 오는 2047년이면 재정이 고갈돼 미래 세대가 엄청난 부담을 져야하는 '재앙'을 막아보자는 게 연금 개혁의 출발점이다. 현재도 하루 잠재부채가 800억원씩 발생한다.
이런 면에서 본회의 당일 수정안 제출이라는 '물타기' 전략으로 '절름발이법'을 만든 한나라당의 무책임한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동조해서 기초노령연금만 덜렁 통과시키는 '코미디'를 합작한 다른 인사들도 물론 자유롭지 못하다.
따가운 눈총 속에 정치권이 4월 국회에서 개혁안을 재논의 한다고 한다. 제발 본래 취지에 맞는 '작품'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정치인 유시민' 공방은 그 다음 문제다.
여한구기자 han19@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