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권성희기자][(상보)국무회의 발언.."안희정 대북접촉 내가 직접 지시"]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기초노령연금법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국무총리가 국민연금법 처리를 위해 또는 이것이 함께 처리되도록 하기 위해 재의 요구를 해야 되지 않냐는 검토의견을 제출했다"며 "그건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통령도 기초노령연금법에 대해서는 재의 요구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 국민연금이 매년 30조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국민연금법이 국회에 제출된지 3년이 넘어서 그 동안 누적된 적자가 적지 않다"며 "국민연금법은 조속히 처리가 되어야 하는데 이번에도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수정안이 나오고 그러면서 원안 수정안이 다 부결돼 버림으로써 또 하나 지체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초노령연금법은 통과가 돼야할 법이지만 국민연금법하고 서로 상관관계를 가지고 패키지를 이루어서 통과가 돼야할 법인데 한 가지만 통과돼서 정부가 국정처리가 굉장히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장관 때문에 국민연금법 부결됐다는 얘기, 사실이 아니겠지"
노 대통령은 "그런데 기초노령 연금제도는 노인복지에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재의 요구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고 국회에서 국민연금법을 잘 처리해주면 원만하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따라서 "국회에서 국민연금법을 잘 처리해주기를 바라고 우리 정부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또 협력을 해서 그래서 재의 요구 없이 처리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한번 해보자"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그것이 안 되면 부득이 또 어려운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이 과정에서 총리께서 좀 주도하고 책임지고 해서 국회와 잘 협의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장관 때문에 (국민연금법이) 부결됐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겠죠? 국회가 그런 일을 할 리가 있겠습니까?"란 질문도 던진 뒤 "그런 뒷얘기들은 흔히 정치적으로 있을 수 있는 얘기지만 저는 국회가 장관에 대한 호불호의 감정을 가지고 이런 중요한 법을 부결하고 그렇게 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떻든 그런 얘기가 있고 하니까 장관보다 국무총리가 정면에 나서서 문제를 좀 처리, 좀 성사가 되도록 그런 노력을 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희정 대북접촉 내가 지시..대통령의 당연한 직무행위"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자신의 핵심측근인 안희정씨의 대북 접촉은 자신이 직접 지시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특히 이는 대통령의 당연한 직무행위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뜻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대북접촉 문제에 대해서 크게 대응할 만큼 문제가 크게 벌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대통령의 당연한 직무행위 중에 속하는 일이고 그 범위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래서 정치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지난날 북한과의 비공식 대화 통로를 개설하겠다는 이런 제안은 자칭 타칭으로 여러 사람으로부터 있었고 그 때마다 한번도 흘려보내지 않고 일일이 그것이 가능한지, 그리고 유용한지 다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도 그 가능성과 유용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적절하지 않다 생각하고 중단을 한 것"이라며 "결국 사실 확인과 탐색 과정에서 중단된 것이지 그 이상 아무런 진전된 것이 없다. 소위 협상이라는 것조차도 없었다"고 말했다.
"통로의 유용성을, 비공식 대화통로가 열릴 수 있는지 유용할 것인지를 탐색하던 수준에서 끝난 것"이란 설명이다. 노 대통령은 "이것은 대통령의 정치 행위로서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흔히들 국회에서든 또는 언론이든 대통령이 대북 비선대화 통로 하나 없느냐고 그렇게 핀잔을 많이들 주고 했다"고 지적했다.
◆"대북접촉, 대통령 특별 지시..사전 보고할 일 아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법적으로 굳이 문제를 삼는다면 우리 민간인이 제3국에서 북한 사람을 접촉했다는 것이 문제가 될지 모르겠는데 사전 신고해야 하는 건가"라고 이재정 통일부 장관에게 질문도 던졌다.
이 장관이 "사전 또는 사후, 사후의 경우는 일주일 이내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고 대답하자 노 대통령은 "사후 신고도 가능한 일이고 이건 성격상 대통령이 특별히 지시한 것이기 때문에 사전 신고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사후 신고를 하지 않았을 때에는 내가 듣기로는 대체로 그냥 주의, 경고하는 수준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가"라며 이 장관에게 다시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이 "대개 이제까지 3번 정도 주의를 준 경우가 있다"고 답하자 노 대통령은 "이번 문제는 해당 자체가 없는 것이지요"라고 다시 물었고 이 장관은 "이번 문제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투명성 얘기를 하는데 투명성이라는 것은 국민에게 어떤 이해관계가 생기는 그런 중요한 국가적 결정이 있을 때 그 결정과 과정을 투명하게 하는 것이지 아무 일도 없었다. 공개할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여러분, 이런 문제는 조금 유의해서 관리해 주기 바라고 투명성 문제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에 관해서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또 공무원들에게 홍보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며 공무원들의 한미FTA 홍보를 문제삼는데 대해 비판했다.
◆"공무원의 FTA 홍보는 당연..언론 보도, 당당하게 대응하라"
노 대통령은 "공직 조직이라는 것은, 정부 조직은 부처별로 기능과 업무를 나누어 가지고는 있지만 일차적으로 국정을 수행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 부처의 일이 무거운 일이 있을 때 여러 부처가 협력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특히 대국민 홍보 같은 경우는 다 협력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며 "FTA 홍보를 공무원들에게 지시하는 것을 문제삼고 FTA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지지의 의사 표시를 성명 방식으로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정부가 할 수 있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이런 것을 큰 무슨 잘못이나 하다가 들킨 것처럼 대문짝만큼 (제목을) 뽑고 하는 언론들의 습관이 일반적으로 그렇지만 조금도 위축되지 말라"며 "당당하게 할 일은 하고, 잘못된 거냐 아니냐 그렇게 판단하고 여러분들이 그렇게 하리라 본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국정을 수행하는 과정에 홍보 문제에 있어서 판단이 잘 안 서서 혼란이 생기는, 혼선이 생기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그런데 당연히 할 일도 언론에서 비난을 하고 나오면 안 했다고 물러서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에서 얼마 전에도 어느 부처인지 그런 경우가 하나 있었다"며 "언론이 확 문제제기를 하고 나오니까 '우리 그런 일 없다' 그러는데 그렇게 하지 말고 사실대로 먼저 해놓고 타당성을 따져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공무원들한테 이 문제에 대해 언론 보도나 이런 데서 대응할 때 항상 잘못된 것이 있는지 없는지를 항상 확인하고 당당하게 대응하도록 그렇게 좀 각별히 당부를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권성희기자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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