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가전기업 간 치열한 경쟁 속 '글로벌 격전지' 수성]
국내 양대 가전기업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인도 가전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두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50%를 넘어 인도시장이 마치 국내 시장같은 분위기다.
인도는 무한한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아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지가 되고 있지만 LG전자와 삼성전자가 펼치는 전략경쟁 덕분에 시장 수성(守城)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현지진출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G전자와 일본 산요 등이 신규투자계획을 발표한데 대비해 올 초 시장전략을 새롭게 짰다. 인도를 동서남북 4대 지역으로 구분하고 각기 다른 현지화 전략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b>◇현지전략 새롭게 "부진 만회하겠다"=</b>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도 시장에서만큼은 글로벌 영향력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여왔다. 초기 시장 진출시 현지화 전략에 대한 판단미스로 인도 업체와 합작법인을 세운 것이 화근이었다. 인도의 경우 민주주의가 발달한 문화의 영향으로 기업경영에서도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상당히 늦은 편이라는게 현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지 부품업체 모 사장은 "삼성전자가 초기 2가지 실수를 했다"며 "하나는 사사건건 경영에 간섭하는 현지업체와 합작을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지 법인의 역할에 충분한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시장상황에 능동적인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최근 인도합작기업에 상당한 금액의 보상을 하고 합작형태를 청산했다. 또 LG전자가 인도에 사장급 임원을 두고 지역법인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해 능동적인 현지화 전략을 세웠다.
박세흥 삼성전자 인도법인 상무는 "인도는 인구나 지역규모, 문화 등을 고려할 때 하나의 국가로 볼 수 없다"며 "인도를 델리, 뭄바이, 캘커타, 첸나이를 중심으로 하는 4대 권역을 나누고 현지채용인을 권역책임자로 선정, 현지화 전략을 능동적으로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략은 현재 즉각적인 효용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LCD TV부문에서 46%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에 올라섰다. 그동안 가전부문에서는 LG에 밀리며 고가전략(하이엔드)이 의심받았지만 LCD TV의 성공과 함께 전략적 판단의 효용성을 입증해 보였다.
박 상무는 "우리는 커브드 TV로 불리는 브라운관 TV 사업을 과감히 접고 중국 등 저가전략을 쓰는 업체들과 차별성을 유지하면서도 일본 업체들이 파고들 시장을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며 "앞으로 새롭게 세운 현지화 전략으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인도의 중상위 계층을 사로잡아 2008년까지 인도 내 매출액을 20억 달러까지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에는 첸나이 제2공장 설립 계획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인도 남부의 타밀라두주 첸나이에 제2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타밀라두 주 정부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컬러TV와 모니터 등을 생산하게 될 제2공장에는 앞으로 5년간 1억 달러가 투입된다. 올해 12월 10만평 부지에 착공해 내년 상반기 준공할 예정이다.
<b>◇10% 원가절감 카드.."경쟁자 문제없다"</b>LG전자는 밀려오는 경쟁자들에 대비해 10% 원가절감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현재 인도에서는 중국의 하이얼과 TCL 등이 공장을 세우고 저가전략으로 광대한 시장을 점령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또 일본 업체 중 산요가 1억달러 투자를 발표했고, 파나소닉이 현지 합작법인과의 파트너십을 청산하고 직접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LG전자는 현재 30% 이상의 인도 가전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TV와 에어컨, 세탁기, 전자레인지, CDMA 휴대폰 등의 제품이 1위다. LG전자는 여기에 원가를 대폭 절감해 점유율을 추가적으로 늘려 왕좌에 장기집권할 태세를 갖췄다.
김광로 LG전자 아태지역 본부장은 "현재 인도에서 완성품 제조만을 담당하고 있는 EMS(Electronic Manufacturing Service) 파트너와 다른 차원의 협력방식을 모색하고 있다"며 12.5%에 달하는 세금을 줄여 원가를 10% 가량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현지 EMS업체에 직접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안이 여의치 않을 경우, △업체에 장비를 사주는 방식으로 간접 투자를 할 수도 있다는 방침이다. 만약 2가지 방법이 문제가 될 경우 △EMS업체를 통째로 인수할 계획까지 세웠다. 원가절감을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또 뭄바이 인근 푸네 지역에 GSM 휴대폰, 평판 및 브라운관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2공장을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완공키로 했다. 가전 및 IT분야에서 확고한 1위 기업 지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2010년까지 올해 26억달러 대비 162% 성장한 68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박준식기자 win0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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