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사우스 시드니 럭비 클럽 '래비토'의 공동 구단주이자 영화배우인 러셀 크로가 관중들이 경기를 보는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래비토 소속 치어리더들을 전부 해고해버렸다고 호주 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
언론들은 이에 따라 금년 시즌부터 래비토의 홈경기 때는 늘씬한 금발 미녀들 대신 요란한 북소리로 응원하는 드럼 밴드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와 관련, 크로는 아내인 다니엘 스펜서도 자신의 조치에 적극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럭비와 여성을 연결시키는 게 우리의 목표였다"면서 "관중들이 경기를 보다 재미있게 잘 볼 수 있어야하는데 우리가 보기에 치어리더들은 오히려 관중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해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경기 때 관중들의 태도를 분석해 본 결과, 관중들이 경기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으로 판단됐다"면서 "타악기 연주가 관중석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는 가장 좋을 것으로 생각됐다"고 말했다.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 된 치어리더들은 크로의 갑작스런 조치에 대해 모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치어리더인 애슐리 프랜시스는 "우리는 럭비 리그의 마케팅을 위해 고용된 직업 무용수들"이라며 경기 때마다 어린이들이 끊임없이 다가와 사인을 요청하고 사진을 함께 찍을 만큼 인기가 높았는데 해고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또 다른 치어리더는 "우리들이 어떻게 관중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말이냐"며 "우리들이 할 일은 경기 때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었다"고 항변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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