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이재명, 우크라에 공개사과 요구 “사실 인정·사과 거부하면 추가조치”

북한군 포로 국내 송환 공개 놓고 한·우크라 외교갈등 격화
젤렌스키, 유엔총회서 포로 2명 한국 송환 사실 공개
李 대통령 “비공개 합의 일방 공개…국가 위신의 문제”

인싸잇=임종옥 기자ㅣ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한 우크라이나 정부를 향해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거듭 요구하며 강한 경고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2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북한군 포로 송환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를 요구해 비공개를 합의했는데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최대한 예의를 갖춰 아쉽다고 했더니 합의 사실이 없다고 상대국 국가원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합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했더니 도리어 남북 간 군사충돌 임박을 운운한다”며 우크라이나 측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계속 거부하면 추가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과 국가의 위신에 관한 문제로서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갈등은 지난달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으로 보냈다고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한국 정부는 포로들의 신변과 외교·안보적 파장 등을 고려해 송환 과정과 시기, 경로 등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 대통령 역시 24일 “공개로 생길 여러 문제를 생각할 때 비공개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타당했고 그렇게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이후 한국과 별도의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의 한국 측 설명을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당시 “우리는 개방된 나라”라며 포로를 한국으로 보냈다는 사실을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북한군 포로 송환 협의 초기부터 우크라이나 측이 포로교환 협상에 미칠 영향 등을 이유로 대외 보안을 철저히 해달라고 먼저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여러 채널을 통해 양국 간 비공개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송환 과정과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의 공개 이후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27일 우크라이나 측의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취지의 설명에 반박했고, 외교부도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해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했다.

 

양국의 설명이 정면으로 엇갈리면서 단순한 정보 공개 문제를 넘어 외교적 신뢰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측이 남북 간 군사충돌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대통령의 반발 수위도 높아졌다.

 

이날 대통령 평화외교특보로 위촉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 측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송 특보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비공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유엔총회에서 포로 송환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합의 사실까지 부인한 것은 외교적 결례라고 주장하며 사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사 초치 등 추가 외교 조치가 검토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자체가 아니라, 송환 과정에서 한·우크라이나 간 비공개 합의가 실제로 있었는지와 그 합의를 둘러싼 공개 방식에 있다.

 

정부는 국정원 보고 등을 근거로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별도의 합의가 없었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놓고 있어 양측의 외교적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