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존치… 法, 국가철도공단 철거 요구 기각

“대구시 고가교 사용·관리권 인정”
철거 요구 기각… 소송비용도 공단 부담
공단 “사전 동의 없어” vs 대구시 “관리권 있다”

인싸잇=윤승배 기자 |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현 위치에 유지된다. 법원이 국가철도공단이 대구시를 상대로 낸 구조물 인도 청구를 기각하면서 동상 철거를 둘러싼 1심 법정 공방에서 대구시의 손을 들어줬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민사11부(권준범 부장판사)는 국가철도공단이 대구시를 상대로 제기한 구조물 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소송 비용도 국가철도공단이 부담하도록 했다.

 

대구지법은 선고 직후 “심리 결과 동상 건립 무렵 대구시의 고가교에 대한 사용권 내지 관리권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청구 기각 판결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상 철거 의무는 1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 재임 당시인 2024년 12월 동대구역 광장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이 설치되면서 시작됐다. 높이 약 3m인 동상은 같은 달 23일 제막됐다.

 

국가철도공단은 대구시가 광장 소유자인 공단과 사전 동의나 협의 없이 동상을 설치했다며 철거와 구조물 인도를 요구했다. 동대구역 고가교와 광장의 최종 준공 승인 전까지 소유권 또는 점유권이 공단 측에 있어 시설물 설치에는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대구시는 2017년 준공식 이후 동대구역 광장을 사실상 관리해왔고, 동상 설치 이전에도 여러 시설물을 설치해왔다며 실질적인 관리·사용 권한이 있다고 맞섰다.

 

다른 시설물은 문제 삼지 않으면서 박 전 대통령 동상만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폈다.

 

앞서 국가철도공단은 동상 설치 전 공사 중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대구시는 가처분 결정이 나오기 전 동상 설치를 마치고 제막식을 열었다. 이후 공단은 동상 철거 등을 요구하는 본안 소송을 이어왔다.

 

선고를 앞두고 동상 존치를 둘러싼 찬반 움직임도 이어졌다. 동상 철거 반대 측은 시민 3만602명의 서명을 법원에 제출했고, 반대편 시민단체들은 설치 과정의 절차적 문제를 들어 철거를 요구했다.

 

이번 판결로 박 전 대통령 동상은 일단 현 위치에 유지된다. 국가철도공단의 항소 여부에 따라 법정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