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부24 첫 해킹… 개인정보 유출 규모도 아직 ‘깜깜이’

정부24 어린이포털 취약점 공격
주민번호 36건·계정정보 55건 유출 추정
한 달 넘도록 정확한 피해 규모 미확정

인싸잇=임종옥 기자ㅣ 정부의 대표 온라인 민원창구인 ‘정부24’가 지난 8월 외부 해킹 공격을 받아 주민등록번호와 계정정보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24가 해킹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춘생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17일 오후 5시 29분 정부24 내 ‘어린이포털’의 보안 취약점을 노린 공격이 발생했다. 공격 과정에서 정부24 서버에서 메모리 덤프파일 11개 등이 외부로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메모리 덤프파일은 시스템이 특정 시점에 메모리에 저장하고 있던 정보를 파일 형태로 보관한 자료로, 당시 처리 중이던 개인정보나 계정정보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행안부는 사고 다음 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주민등록번호 36건, 전화번호 3건, 정부24 아이디·비밀번호 55건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신고했다. 다만 사고 발생 한 달이 넘은 현재까지 정확한 유출 규모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행안부의 개인정보 관리 부실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정부24에서는 소스코드 개발 오류로 교육 민원서류와 납세증명서가 다른 사람에게 발급돼 1233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등 사고가 있었다. 이로 인해 행안부는 지난 5월 개인정보위로부터 과징금 2억 7300만 원과 과태료 300만 원을 받았다. 공무원 등 3828명의 연락처가 인터넷 검색에 노출된 ‘공유누리’ 사고로도 과태료 450만 원을 받았다. 제재를 받은 지 석 달 만에 해킹 사고가 또 난 셈이다.

 

사고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는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해킹 통로로 지목된 어린이포털에는 개인정보 유출 안내나 사과문 대신 ‘시스템 점검(서비스 중단) 안내’가 게시돼 있으며, 정부24 전체 공지에서도 관련 유출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행안부가 운영하는 ‘1365 자원봉사포털’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피해 규모가 당초 신고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난 5월 발생한 사고로 이름·생년월일·휴대전화 번호 등이 유출된 피해자는 8785명으로 집계돼 최초 신고된 796명보다 11배 이상 늘었다.

 

1365 자원봉사포털은 과거 텔레그램 성 착취물 유포방인 ‘박사방’이 일부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빼낸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보보안 취약성이 지적된 적이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사고 발생 약 4개월이 지난 9월 21일 행안부에 유출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 정부24 등에서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것은 큰 문제”라며 “‘AI 3대 강국’이 되려면 정보보안을 강화하고, 사고가 나면 신속하게 조사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잇따른 공공서비스 개인정보 사고를 계기로 정부의 정보보안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조사와 피해자 통지·구제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