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임종옥 기자ㅣ 은행 영업점의 문 여는 시간이 내년 4월부터 오전 9시에서 9시 30분으로 30분 늦춰질 전망이다. 폐점 시간은 오후 4시로 유지돼 은행 영업시간은 기존 7시간에서 6시간 30분으로 줄어든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28일 산별 중앙교섭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 4월 첫 교섭을 시작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은행권은 2009년 기존 오전 9시 30분~오후 4시 30분에서 오전 9시~오후 4시로 영업시간을 변경한 이후 현재까지 유지해왔다. 이번 합의가 시행되면 코로나19 기간의 한시적인 조정기간을 제외하고 은행권 정규 영업시간이 18년 만에 변경되는 것이다.
노사는 모바일·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보편화된 만큼 변화한 금융환경과 고객 이용 행태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업 전 전산 점검과 시재 준비 등을 위해 일찍 출근하는 은행원들의 부담을 줄이고 실질적인 노동시간을 단축한다는 것이 주요 취지다.
이번 잠정합의에는 총액임금 3% 인상과 주 1시간 이내 자율 출근, 금요일 1시간 조기 퇴근제 정착을 위한 ‘라스트콜’ 제도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소비자 불편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계층은 여전히 영업점 이용 의존도가 높고, 대출·외환 등 비대면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업무는 직접 은행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6개 은행의 점포 수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5505곳으로 3년 전보다 235곳 감소했다. 이렇게 은행 점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영업시간까지 단축될 경우 대면 금융서비스 접근성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점 시간이 늦춰지면 주로 오전 시간에 은행을 이용하던 자영업자나 고령층 등의 불편이 커지고, 오전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퇴근할 때도 갈 수 없는데 출근할 때도 갈 수 없게 됐다”, "은행에 가려면 연차를 쓰라는 것이냐"는 등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의 근무환경 개선과 금융소비자의 이용 편의를 함께 확보하기 위해서는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과제로 남았다. 특히 야간·주말 탄력점포 확대와 대면 서비스가 필요한 고객을 위한 지원책 등을 통해 은행원의 근로환경 개선과 소비자 편의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
2
3
4
5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