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나경원, ‘암살자(들)’ 논란에 與 정조준… 5·18법과 ‘이중잣대’ 비판

“박정희 배후 암시한 영화엔 ‘픽션’… 5·18 허위사실은 형사처벌”
“국가가 역사의 정답 정하는 처벌법엔 반대… 특정 역사만 성역화 안 돼”
김미애 “영화 속 상상, ‘숨겨진 진실’로 받아들일 우려”·이진숙 “허구라고 밝혀야”

인싸잇=유승진 기자ㅣ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왜곡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5·18민주화운동 관련 허위사실 처벌 규정과 다른 역사적 사건에 적용하는 ‘표현의 자유’의 기준이 다르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영화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있었을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며 이를 “심각한 역사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 이런 영화가 나왔다면 민주당은 이 영화사를 망하게 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민주당은 이 영화 앞에서는 픽션일 뿐이라며 보러 가야겠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가 왼쪽에 있으면 성역이고, 오른쪽에 있으면 단순한 픽션, 영화 소재인가”라며 민주당의 ‘이중잣대’를 비판했다.

 

나 의원은 특히 현행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거론했다.

 

이 법 제8조는 신문·방송·출판물이나 정보통신망 등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예술·학문·연구·학설이나 시사·역사 보도 등을 목적으로 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나 의원은 “우리는 역사왜곡처벌법 신설을 말하지 않는다”며 국가가 역사에 하나의 정답을 정하고 이에 어긋난 표현을 형사처벌하기 시작하면 사상과 학문, 예술·창작의 자유가 훼손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기준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의 논리를 일관되게 적용하려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이나 6·25전쟁과 관련한 역사왜곡도 별도의 처벌법으로 규율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특정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만 허위사실 유포를 처벌하는 현행 규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의 비판도 이어졌다. 김미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영화가 12세 이상 관람가라는 점을 들어 “청소년들이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상상인지 구별할 수 있겠나”라며 영화적 설정이 ‘숨겨진 진실’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진숙 의원도 민주당이 영화가 허구임을 분명히 밝히고 유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암살자(들)’은 지난 23일 개봉한 작품으로,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다. 영화는 박정희 전 대통령 측과 중앙정보부가 사건에 연관됐을 가능성을 주요 서사로 제시하면서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