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윤승배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영토에 현재 8000명 이상의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추가로 1만 명 규모의 북한군 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북한군과 관련한 새로운 정보를 공개하며 “러시아 영토에 북한군이 8000명 이상 있고, 여기에 추가로 1만 명 규모의 병력을 더 배치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군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 아래 북한 영토에서 샤헤드형 공격 드론이 생산되고 있다”며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협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것이 악이 확산하는 방식이며 생명에 대한 위협이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방식”이라며 “오직 함께 대응해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규모와 관련한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앞서 러시아에 약 8500명의 북한군이 남아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러시아가 북한에 추가 병력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관련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샤헤드 계열 공격 드론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주장도 우크라이나 측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다만 북한 영토에서 실제로 샤헤드형 공격 드론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은 이번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새롭게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단순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이날 소셜미디어에 뉴스포스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며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은 우리의 전쟁에서 배우며 무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험이 “무엇보다 자국 지역에서의 적극적인 전투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대한민국과 북한 사이 군사분계선에서 발생한 사건을 거론하며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하고 있다”며 “통제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부다노우 비서실장이 언급한 사건은 지난 21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서부전선을 관할하는 육군 25사단 최전방 부대의 DMZ 수색 작전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우리 군 간부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우리 군은 해당 폭발 사고의 원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일 가능성이 큰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군 지뢰로 최종 판정되면 상응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러시아에 파병됐다가 포로가 된 북한군 2명이 한국으로 송환됐다고 공개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이 양국 간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사전 협의나 통보 없이 송환 사실을 공개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청와대는 전날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송환 사실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데 이어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취지의 입장을 낸 것은 양국 정부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며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우리 외교부도 28일 안드리 베쉬킨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대리를 초치해 북한군 포로 송환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양국 간 합의가 명확하게 존재했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전투 경험이 향후 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어, 북한군 파병 문제를 둘러싼 한·우크라이나 간 입장 차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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