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런던서 피날레… 영국박물관에 펼쳐지는 ‘한국미술 2000년’

10월 1일부터 마지막 국외순회전… 국보·보물 등 100건 185점
‘인왕제색도’부터 김환기·이중섭·백남준까지 한자리에

인싸잇=전혜조 기자ㅣ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기증품으로 구성된 ‘이건희 컬렉션’이 미국 워싱턴과 시카고를 거쳐 영국 런던으로 향한다. 국보 정선의 ‘인왕제색도’부터 고대 유물과 고려청자, 김환기·박수근·이중섭·백남준 등 근현대미술까지 2000년에 걸친 한국미술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마지막 국외순회전이다.

 

 

21일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두 기관은 영국박물관과 공동으로 다음 달 1일부터 2027년 1월31일까지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국외순회전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1년 이건희 회장 유족의 국가 기증을 기념해 2022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토대로 마련됐다.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DC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을 시작으로 올해 3월 시카고박물관을 거쳐 런던에서 국외순회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영국박물관에는 총 100건 185점이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79건 164점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15점, 영국박물관 소장품 6건으로 구성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국보는 10건 27점, 보물은 13건 23점이다.

 

대표작으로는 정선의 국보 ‘인왕제색도’와 김홍도의 ‘추성부도’ 등이 포함됐다. 국보 ‘대구 비산동 청동기’도 이번 순회전을 통해 처음 해외에서 선보인다.

 

 

전시는 영국박물관 중앙 중정에 면한 전시실에 한국의 2000년 역사를 관통하는 ‘타임 터널’을 설치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별 한국미술을 따라가도록 구성한다.

 

1부 ‘부와 권력’에서는 초기 철기시대부터 통일신라까지의 고고 유물과 불교미술을 통해 고대 국가의 형성과 발전을 살핀다. 2부 ‘지혜와 아름다움’에서는 고려 불화와 사경, 청자와 금속공예 등을 통해 고려시대의 기술과 미감을 조명한다.

 

3부 ‘배움과 즐거움’에서는 조선시대 유학자의 학문과 삶을 중심으로 ‘인왕제색도’와 ‘추성부도’ 등 조선 후기 회화를 선보인다. 마지막 4부 ‘개성과 사회’에서는 대한제국 이후 현대에 이르는 한국 사회의 변화와 개인·공동체의 모습을 근현대미술을 통해 보여준다.

 

 

근현대미술에서는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김환기의 ‘3-X-69#120’, 이중섭 작품과 백남준의 영상 설치 ‘브람스’ 등이 출품된다.

 

특히 박노수의 ‘산정도’, 박래현의 ‘여인’, 백남준의 ‘브람스’, 신학철의 ‘한국근대사-종합’, 이중섭의 ‘현해탄’과 ‘묶인 사람들’, 최종태의 ‘생각하는 여인’ 등 7점은 앞선 미국 순회전에는 나오지 않았던 작품이다.

 

앞선 미국 전시가 이건희 컬렉션의 국가 기증과 문화유산의 공공 향유에 무게를 뒀다면, 런던 전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한국 문화의 흐름과 각 시대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국박물관 역시 이번 전시를 이건희 컬렉션을 중심으로 한국의 2000년 예술·문화사를 조망하는 전시로 소개하고 있다.

 

윤태욱 국립현대미술관장 직무대리는 “한국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다”며 이번 순회전이 영국과 유럽 관람객들에게 한국 문화예술의 저력을 전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