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전혜조 기자ㅣ‘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보복 협박 혐의 항소심에서 재판장이 피해자의 공론화 활동을 ‘언론 플레이’로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는 재판장이 보복 협박에 대한 두려움을 가볍게 봤다며 반발했고, 온라인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2부(박운삼 부장판사)는 전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가해자 이모 씨의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이씨와 부산구치소에서 약 2주간 함께 수감됐던 유튜버가 영상으로 증인신문에 참여했다. 증인은 이씨가 피해자의 주소를 알고 있다며 출소하면 찾아가겠다는 취지의 보복성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고 진술했다.
재판의 쟁점은 이씨가 자신의 보복 의사가 피해자에게 전달될 가능성을 인식했는지였다. 증인은 이씨가 보복 의사를 직접 전달해 달라고 부탁한 적은 없지만, 피해자를 겁먹게 해 언론 인터뷰 등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느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증인신문 과정에서 재판장은 “피고인은 피고인대로 자기 주장을 하는데, 그러한 주장에 대해 피해자가 겁먹을 내용은 아니지 않느냐”는 취지로 질문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이 이의를 제기하자 재판장은 발언 취지를 설명하면서 “피해자 역시 재판 과정에서 상당히 언론 플레이가 있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생명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알리고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벌인 활동을 ‘언론 플레이’로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재판장은 “이 사건이 왠지 정치화되는 느낌이 든다”며 재판부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법률을 적용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재판을 마친 뒤 재판장의 ‘피해자가 겁먹을 내용은 아니지 않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두고 “판사가 저는 보복 협박이 안 무서웠을 거라고 한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급작스럽게 변론이 재개돼 급하게 변호사를 선임하고 오늘 재판장에 갔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이러면 어느 누가 피해자를 위해 제보하고 어느 누가 신고할까”라고 반문했다.
온라인에서는 “피해자가 공론화하지 않았다면 사건의 실체가 제대로 드러났겠느냐”, “가해자의 보복성 발언보다 피해자의 언론 활동을 문제 삼는 것이 타당하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법관이 감정을 배제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과 별개로, 피해자의 공론화 활동을 ‘언론 플레이’로 표현해 보복에 대한 두려움과 문제 제기의 의미를 축소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가해자 이씨는 구치소에서 피해자를 찾아가 보복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혐의로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10월 7일 한 차례 더 공판을 열어 양측의 최종 의견을 들은 뒤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1
2
3
4
5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