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전혜조 기자ㅣ2024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증인·참고인 73명을 채택하고 일정까지 사흘로 연장했던 더불어민주당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증인과 참고인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야당이 요구한 의혹 관계자들의 출석까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당시 여권 후보자와 자당 후보자에게 서로 다른 검증 기준을 적용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오는 15일 열리는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핵심 쟁점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다. 국민의힘은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 씨와 제넨셀 창업자 강모 씨,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의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증인·참고인 채택은 무산됐다.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은 지난 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을 채택한 적도 별로 없고, 증인 없이 하는 것이 보통의 인사청문회”라며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후보자가 증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자료 입수 경위를 밝히라며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던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증인 명단에서 빠졌다. 한 의원은 청문위원이나 증인으로 불러주면 출석하겠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신청하지 않았다. 후보자와 의혹 제기자가 모두 출석 의사를 밝혔는데도 양측의 주장을 대면 검증할 기회는 사라지게 됐다.
서 위원장의 태도는 지난 4월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 청문회 때와도 대비된다. 당시 서 위원장은 박상용 검사를 증인으로 불러 선서와 증언을 요구했고, 박 검사가 선서를 거부하자 강하게 비판했다.
국정조사와 인사청문회의 성격은 다르지만 당시에는 증언을 통한 진상 규명을 강조했던 서 위원장이 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증인 없는 진행을 당연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2024년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폭넓은 증인과 참고인 채택을 요구했다.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언론관과 MBC 재직 당시 행적, 문화예술인 관련 발언 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증인 27명과 참고인 46명의 출석요구안을 주도해 의결했다.
증인에는 김재철·안광한 전 MBC 사장과 이동관·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이 포함됐다. 박찬욱·봉준호·류승완 감독과 배우 문소리·정우성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청문회는 당초 2024년 7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 자료 제출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하루를 연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례 없는 정치 공세라고 반발하며 퇴장했지만 민주당은 사흘째 청문회 실시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이진숙 후보자에게는 73명을 채택하고 사흘간 검증했던 민주당이 자당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핵심 관계자들의 출석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선택적 검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대로라면 김 후보자 청문회는 당사자들의 증언 없이 후보자의 해명과 여야 공방만 반복하는 ‘맹탕 청문회’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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