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서호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장래 전기요금을 미리 납부하는 ‘대규모 전기요금 선납제’ 도입을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필요한 전력망 건설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요금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규모 전력 수요기업에 전기요금 선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이 제안한 선납 규모는 삼성전자 20조 원, SK하이닉스 5조 원으로 전해진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4조 1000억 원)와 SK하이닉스(9000억 원)가 한전에 납부한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내년부터 2031년까지 납부할 요금을 산정해 나온 금액이다.
선납금은 양사가 1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고 한전이 매달 선납금에서 전기요금을 차감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자는 현금 지급이 아닌 반기 단위로 전기요금을 차감해 주는 방안이 나온다.
한전이 전기요금 선납을 제안한 배경에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투자 수요가 늘면서 이에 필요한 재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이 이미 막대한 부채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새로운 수단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요금 선납이 현실화되면 한전과 참여 기업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게 한전의 구상이다.
한전은 선납금을 활용해 호남권과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의 전력망 건설 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기업은 신규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망이 제때 구축되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전은 이 제도가 시행되면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이 채권을 덜 찍어내는 만큼 시중에 여유 자금이 생기고, 이는 다른 기업의 채권 발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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