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임종옥 기자ㅣ두산퓨얼셀이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에 진출하며 지난해 연간 매출을 웃도는 대규모 수주를 확보했지만 주가는 장중 11% 넘게 급락했다.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4만 원 선도 내줬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두산퓨얼셀은 4만 485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4만 6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급격히 하락했다. 오후 들어 3만 8000원 선이 무너졌으며, 한때 3만 5500원까지 떨어졌다. 오후 2시 기준 13.08% 하락한 3만 8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 두산퓨얼셀은 4만 4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당시 시가는 4만 4950원, 고가는 4만 5450원, 저가는 4만 1250원이었다.
주가 급락에도 거래량은 크게 늘었다. 현재까지 거래량은 약 291만 6552주로 전 거래일 65만 6474주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거래대금도 약 1179억 원에 달했다. 주가 하락과 함께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차익실현과 저가 매수세가 동시에 강하게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기관은 8월 들어 대부분 순매수 기조를 보였지만 9월 첫 거래일에는 매도세로 돌아섰다.
두산퓨얼셀의 주가를 살펴보면 최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 5월 말 52주 최고가인 10만 8900원을 기록한 뒤 급락세를 보이며 7월 말에는 52주 최저가에 가까운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후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 진출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다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대규모 수주가 실제 계약으로 발표되자 오히려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모습이다. 이른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다’는 전형적인 주가 흐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두산퓨얼셀은 이날 미국 자회사 하이엑시엄(HyXiom)에 데이터센터용 인산형 연료전지(PAFC)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5014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약 110%에 해당하며 계약 기간은 올해 하반기부터 2028년 4월까지다.
두산퓨얼셀이 생산한 연료전지는 하이엑시엄을 통해 미국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두산퓨얼셀이 미국 전력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발전소와 송배전망 확충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인근에 발전 설비를 직접 설치해 전력을 공급하는 온사이트(On-site) 전원과 자가전력(BTM)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연료전지는 24시간 안정적인 발전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빠른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데이터센터 전력난을 보완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이번 계약을 통해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자사 PAFC의 경쟁력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계약 이후 약 1년 내외에 설치를 완료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 구축 일정에 맞춰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향후 설비 개조를 통해 수소 연료 모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두산퓨얼셀은 연간 약 275MW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향후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증권가 역시 이번 계약의 상징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PAFC를 이용한 첫 사례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전 세계에서 대용량 PAFC 제조 라인을 갖춘 업체는 두산퓨얼셀이 유일하다”며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이 두산퓨얼셀의 주력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블룸에너지와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규모 수주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두산퓨얼셀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522억 원으로 적자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이번 5014억 원 수주가 일회성 계약에 그치지 않고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추가 수주로 연결될지, 그리고 이를 통해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쏠릴 전망이다.
대규모 수주라는 중장기 호재와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충돌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이번 미국 진출이 두산퓨얼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향후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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