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검찰

警, 한밤중 고위직 대폭 물갈이… 시도청장 18명 중 14명 교체

김종철 경찰청 차장·고범석 서울청장·유승렬 인천청장
전국 시도청장에 ‘향피제’ 전면 적용… 연고지 근무 배제
국수본 요직에 수사 전문가 배치… 제주청장 승진은 무산

인싸잇=전혜조 기자ㅣ정부가 전국 시도경찰청장 18명 가운데 14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경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전체 치안감 직위의 81%가 바뀌었으며 전국 시도경찰청장에는 연고지 근무를 배제하는 ‘향피제(鄕避制)’가 전면 적용됐다. 국가수사본부 주요 보직에도 수사 전문가를 배치하면서 경찰 지휘부와 수사라인이 대폭 재편됐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밤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을 경찰청 차장에 임명하는 등 2026년 하반기 치안정감·치안감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달 12일 발표된 치안정감·치안감 승진 내정에 따른 후속 보직 인사다.

 

경찰 조직 2인자인 경찰청 차장에는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이 임명됐다. 김 신임 차장은 신임 경찰청장이 임명될 때까지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서울경찰청장에는 고범석 전남경찰청장, 인천경찰청장에는 유승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이 각각 임명됐다. 세 사람은 지난달 치안정감 승진 내정자로 이름을 올렸다.

 

치안정감은 치안총감인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이다. 경찰청 차장과 국가수사본부장, 서울·부산·인천·경기남부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7개 보직이 치안정감 자리다.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 가운데 14명인 78%가 교체됐으며 전체 치안감 직위로 범위를 넓히면 교체율은 81%에 달한다.

 

경찰청은 경찰 업무의 공정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국 시도경찰청장에 연고지 근무를 배제하는 향피제를 전면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향피제는 고위 간부가 자신의 출신지나 연고 지역에서 근무하지 못하도록 해 지역 내 유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인사 원칙이다.

 

이에 따라 광주경찰청장에는 양영우, 울산청장 최보현, 경기북부청장 이승협, 강원청장 곽병우, 충북청장 박종섭, 전북청장 신효섭, 전남청장 김호승, 경북청장 박헌수, 경남청장 이재영, 제주청장 김병찬이 각각 임명됐다. 대구청장 직무대리에는 박준성, 충남청장 직무대리에는 이서영이 임명됐다.

 

국가수사본부 주요 수사라인도 바뀌었다.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에는 김광식 서울 관악경찰서장, 수사국장에는 오승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이 각각 치안감으로 승진해 임명됐다. 경찰청은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경찰 수사의 책임성과 현장 수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수사 분야 전문인력을 주요 직위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치안정감 승진 내정자에 포함됐던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이번 승진 임용에서 제외돼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고 청장의 승진 무산을 두고는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사건 허위 종결’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제주경찰 소속 경찰관이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해당 경찰관이 처리한 298건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25건의 추가 의심 사례가 확인되면서 제주경찰의 관리·감독 책임도 도마에 올랐다.

 

경찰청은 후속 인사에서도 시도경찰청 청문감사인권담당관을 비롯한 주요 보직으로 향피제 적용을 확대하는 등 인사 시스템을 정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