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李, 외국인 국민연금 추납 폐지 검토… “지방선거권도 없애야”

李 “다른 나라에서는 안 해주는데 왜 우리만”… 외국인 추납제도 손질
전수조사 ‘1개월 가입·119개월 추납’ 3명… 온라인 “한 명이어도 문제”
영주권 취득 3년 뒤 지방선거권… 상호주의 개정안 국회 계류

인싸잇=전혜조 기자ㅣ이재명 대통령이 외국인의 국민연금 추후납부 제도를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하면서 외국인 지방선거권도 함께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다른 나라에서는 안 해주는데 우리나라만 해줄 의무는 없다”며 상호주의를 강조한 만큼, 한국인에게 선거권을 주지 않는 국가의 국민에게 지방선거권을 부여하는 현행 제도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에서 시작된 ‘왜 우리만’이라는 문제 제기가 외국인 지방선거권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자신이 앞서 지시한 ‘외국인의 추납 신청을 더 이상 받지 않는 방안’의 검토 결과를 물었다. 이어 “외국인에게 이런 혜택을 주는 것이 예외라고 보인다”며 외국인 추납제도 자체를 없앨 수 있는지 질의했다.

 

이 대통령은 “상호주의 적용, 그러니까 다른 나라에서는 안 해주는데 우리나라만 해줄 의무는 없다”며 국회 법 개정 이전에 시행령이나 시행지침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법제처와 협의해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조원철 법제처장은 외국인 추납제도 정비와 달리 국가별 상호주의 적용은 기존 법률을 고쳐야 하는 입법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보건복지부는 외국인과 재외동포의 장기 추납 사례를 전수조사했다.

 

조사 결과 국민연금 보험료를 1개월 납부한 뒤 최대 추납 기간인 119개월분을 낸 사람은 3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추납 대상 기간 국내에 실제 거주했으며 현재 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은 국내 거주 재외동포 1명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외국인의 추납 신청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23년 530건이던 신청 건수는 지난해 1517건으로 약 3배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994건이 접수됐다.

 

온라인에서는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사례가 3명뿐이라는 점보다 외국인에게 이러한 제도를 열어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세 명뿐이라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한 명이어도 문제다”, “우리 국민이 다른 나라에서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데 왜 외국인에게 국민연금을 열어두느냐”는 지적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31일부터 출입국 기록상 국내에 월 15일 이상 머문 기간에 대해서만 추납을 인정하고 있다.

 

 

주목해 볼 점은 이 대통령이 국민연금 문제에서 꺼낸 상호주의 원칙이 외국인 지방선거권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18세 이상 외국인은 영주권을 취득한 뒤 3년이 지나고 외국인등록대장에 올라 있으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상대국이 한국인에게 선거권을 주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한국인이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없는 국가의 국민도 국내 요건만 충족하면 투표권을 갖는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은 15만1532명이었다. 2022년보다 18.7% 증가했으며 외국인 지방선거권이 처음 도입된 2006년 6726명과 비교하면 20년 만에 22.5배로 늘었다.

 

전체 유권자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0.34%였다. 그러나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안산과 시흥에서는 각각 1.8%, 부천에서는 1.3%를 기록했다.

 

현재 국회에는 한국인에게 지방선거권을 보장하는 국가의 국민에게만 같은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국민연금 추납 대상자가 3명뿐이어도 제도를 손봐야 한다면 외국인 유권자 15만여 명이 참여하는 지방선거권 문제는 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연금 문제를 두고 “다른 나라는 안 해주는데 왜 우리만 해주느냐”고 지적한 이 대통령이 외국인 지방선거권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