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I 메모리 한계 극복 'CUBE' 전략 제시… 상품성 개선해 시장 주도권 강화

인싸잇=이서호 기자 |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에서 메모리 기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CUBE’ 전략을 제시했다. 대역폭과 전력, 열 효율 등을 높이는 방향으로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개발해 신제품에 적용하고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최장석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메모리사업부 기획팀장 상무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6’ 사전 행사인 메모리 이그제큐티브 서밋에서 ‘CUBE’ 전략을 발표했다.

 

CUBE는 용량(Capacity)과 최적화(Utilization), 대역폭(Bandwidth), 전력·열·효율(Efficiency)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3차원 적층 구조를 기반으로 이 4가지 요소를 동시에 개선해 AI 시대 메모리 기술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상무는 “이제 더 이상 인쇄회로기판(PCB) 면적에 제한되지 않고 보드 면적을 키우지 않고도 수직으로 확장해 메모리 용량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데이터 처리 지연을 줄이기 위해 로직과 메모리 배치에 힘쓰고 있다. 대역폭은 다이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줄이는 방법으로 개선하고, 전력과 열 효율은 데이터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회사의 CUBE 전략은 차세대 HBM 제품에도 적용된다. 8세대 HBM인 HBM5는 전 세대 제품(HBM4E) 대비 성능을 2배 높이고 열 저항은 20% 낮추는 게 목표다.

 

HBM5 이후로는 차세대 3차원 메모리 ‘zHBM’을 준비 중이다. HBM5와 비교해 일반 성능은 8배, 와트당 성능은 3배 향상될 것으로 점쳐진다. 열 저항은 75~80% 낮춰 HBM이 가진 성능 한계를 해소시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D 패키징 기반 낸드플래시인 ‘z낸드-O’도 개발하고 있다. 회사가 2028년 이후부터 시장 공급을 계획 중인 이 제품은 D램보다 비트밀도가 10배 높고 일반 낸드보다 읽기 대역폭과 전력 효율이 각각 7배 높은 게 특징이다.

 

최 상무는 “3D의 최종 목표는 단일 비트의 데이터를 이동시키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라며 “구조적 효율성을 높여 와트당 성능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점유율 39%로 1위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점유율 29.3%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SK하이닉스(58%)에 이은 2위(21%)로 알려졌다.

 

D램·낸드에서는 이미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가 HBM에서는 뒤처져 있는 셈이다. 이번 CUBE 전략은 이 격차를 좁히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HBM5와 zHBM 로드맵이 예정대로 실현될 경우 AI 메모리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