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규모 주주환원…“얼마보다 어떻게 돌려주나” 주목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규모 주주환원…증시 수급 방어 역할 주목
자사주 매입 넘어 소각까지…“얼마보다 어떻게 돌려주나” 관심
반도체 실적·외국인 수급과 맞물려 주당가치·증시 영향 주목

인싸잇=임종옥 기자ㅣ 최근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동안 주요 수급 주체로 주목받지 못했던 기타법인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의 추가 하락을 방어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기타법인의 매수 규모가 개인·외국인·기관의 수급을 넘어설 정도로 확대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수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자사주 매입과 관련된 거래로 풀이된다. 올해 남은 주주환원 재원을 활용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시장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는 수급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주환원은 기업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제외하고 남은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대표적으로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이 있다. 특히 자사주를 얼마나 매입하느냐 뿐 아니라 매입한 주식을 실제로 소각하는지 여부에 따라 주당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삼성전자, 최대 110조 원 주주환원… “규모보다 방식”

 

삼성전자가 올해 최대 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증시 수급과 주가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분기 약 30조 원 규모의 현금배당과 임직원 보상을 위한 약 15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예정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후 남은 주주환원 재원이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지 주목하고 있다.

 

현금배당은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주주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다. 반면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시장에서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직접적인 매수 수급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감소해 기존 주주의 주당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3개년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해당 기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과 2025년 각각 9조 8000억 원의 정규배당을 실시했으며, 2025년에는 1조 3000억 원의 특별배당과 8조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진행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주주환원 규모가 기존 계획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3분기 배당과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 매입을 제외한 나머지 재원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 노사가 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현금이 아닌 자사주 형태로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향후 자사주 물량과 주식시장 수급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결국 삼성전자 주주환원의 핵심은 ‘얼마를 돌려주느냐’보다 ‘어떻게 돌려주느냐’에 있다는 분석이다. 배당 확대인지, 자사주 매입인지, 매입한 주식이 실제 소각으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40조원 자사주 매입·소각… “환원 강도 높인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더욱 직접적인 방식으로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향후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약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AI와 HBM 시장 성장으로 높아진 현금 창출력을 투자뿐 아니라 주주에게 적극적으로 배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4일부터 11월 21일까지 약 3개월간 장내 매수를 통해 약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취득 예정 주식은 약 2407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하며, 취득 완료 후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이 시장의 매수 수급을 유발한다면, 소각은 유통 주식 수 자체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기업의 이익이 유지된다는 가정에서는 주당순이익(EPS)이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단순 매입보다 실제 소각까지 이어지는 정책이 강력한 주주환원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결정은 단순한 일회성 주주환원을 넘어 향후 주주환원 정책의 강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I와 HBM을 중심으로 메모리 시장이 성장하면서 현금 창출력이 높아진 만큼, 늘어난 현금을 설비투자뿐 아니라 주주에게도 적극적으로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핵심은 ‘환원 규모’보다 ‘주당가치 효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병행하면서 향후 추가 환원 방식이 변수라면,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 후 전량 소각이라는 보다 직접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식을 선택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단순히 ‘몇 조원을 환원하느냐’보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주식을 시장에서 매입하고, 이를 얼마나 소각하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서 매수 수요를 발생시켜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소각까지 이어질 경우 유통주식 수 감소를 통해 주당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큰 기업의 주주환원은 전체 시장의 수급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주주환원만으로 주가 상승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향후 AI·HBM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실적 개선, 메모리 가격, 외국인 수급, 밸류에이션 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환원 규모가 아니다. 주주환원이 실제 주당가치 상승과 매수 수급으로 연결되고, 나아가 국내 증시의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