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서호 기자 | 삼성전기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회사의 단일 MLCC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인공지능(AI) 서버 부품 시장에서 삼성전기의 존재감이 한층 커지는 모양새다.
삼성전기는 1일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1조 722억 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내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이다. 계약을 맺은 고객사는 비밀 유지 조건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수주는 삼성전기의 단일 MLCC 장기공급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전에 맺었던 계약 규모는 보통 수 천 억 원대에 해당한다. 삼성전기는 지난 6월과 7월 각각 4500억 원, 3000억 원 규모의 MLCC 공급계약을 맺은 바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한 뒤 반도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원활한 동작을 돕는 부품이다.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AI 서버 투자가 세계적으로 확대되자 그에 필요한 부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초대형 계약은 삼성전기의 미세 공정 기술력과 고신뢰성 품질관리 역량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회사는 이미 글로벌 10여 개 기업과 MLCC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다른 고객사들과도 추가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MLCC를 앞세워 우상향 실적 곡선을 그릴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AI 서버용 시장은 지난해 14억 달러(약 1조 9222억 원)에서 오는 2030년 58억 달러(약 7조 9634억 원)로 연평균 약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삼성전기가 이 시장에서 4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기는 올해 상반기 매출 6조 6663억 원, 영업이익 720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0.6%, 74.3% 상승한 수준이다.
최근 고사양 MLCC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공급 여력이 제한되자 삼성전기는 중국 선전법인을 통해 공급하는 MLCC 전 품목의 가격을 최대 30% 인상하기로 했다. 수요 증가와 가격 인상이 맞물리면서 삼성전기의 실적 개선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
2
3
4
5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