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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정교유착’ 한학자 총재 1심 징역 2년… “국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 침해”

인싸잇=윤승배 기자 | 정교유착 의혹으로 기소된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31일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을 그리고 청탁금지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에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공동 피고인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는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한 총재의 전 비서실장 정 아무개 씨는 정치자금법 위반과 청탁금지법 위반·횡령 혐의에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돼 총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이자 통일교 전 재정국장 이 아무개 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재판부는 한 총재 등의 주요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한 총재는 정 씨,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지난 2022년 1월 당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 등을 요청하며 현금 1억 원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3~4월에는 통일교 자금 1억 4400만 원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에 이른바 ‘쪼개기 후원’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특히 한 총재는 지난 2022년 7월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그 과정에서 목걸이와 가방 등의 구매대금을 교단 자금으로 보전받은 업무상 횡령 혐의도 함께 기소됐다.

 

이날 재판부는 권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한 혐의에 대해 한 총재가 윤 전 본부장의 보고를 받고 정 씨에게 돈을 가져오게 해 전달하도록 한 사실 등을 근거로 공모 관계를 인정했다. 김 여사에게 금품을 전달한 혐의 역시 한 총재의 승인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피고인들 사이의 공모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통일교 자금 2억 1000만 원을 선교지원비로 허위 회계 처리해 교회 5개 지구에 송금한 업무상 횡령 혐의는 불법영득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또 한 총재와 정 씨가 통일교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원정도박 관련 수사 정보를 입수한 뒤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혐의 등 일부 혐의에는 공소기각이 선고됐다.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네팔과 세네갈 정치인에게 선거자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교단 자금 7억 8700만 원을 횡령했다는 혐의 등도 같은 이유로 공소기각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통일교의 자금력을 앞세워 대선을 교세 확장의 기회로 보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통일교 측 청탁의 성립 여부와 무관하게 국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기대가 침해됐다”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한 총재에 대해서는 “통일교 정점에 있는 사람으로서 그 지위와 역할, 윤영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 등을 고려하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 전 본부장이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한 총재는 이를 개략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과 개인적 이익보다는 교세 확장을 위해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범행을 주도·계획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통일교 측의 유·무형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아는 범위에서 사실에 부합하게 증언하고 수사에 협조한 점을 참작했다.

 

한편, 한 총재는 지난해 구속기소됐지만 건강 악화로 인한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으로 현재 병원에 머물고 있다. 구속집행정지 효력은 내달 2일 오후 6시까지 이어지며, 이날 법정에서 실형이 선고됐음에도 곧바로 재수감되지는 않았다.

 

통일교는 이날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국민들에 큰 심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데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한학자 총재가 해당 행위를 지시하거나 불법적 목적을 인식하고 승인했다는 판단은 결코 수긍하기 어렵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한편,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 여사와 권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별도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됐다. 한 총재는 이와 별개로 2022년 11월 통일교 교인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시키는 데 공모한 혐의로도 별도의 1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