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31 증시 인싸잇] ‘3대 수급’ 다 팔았는데…삼전닉스 자사주가 코스피 살렸다

개인·외국인·기관 1조 5773억 원 동반 순매도… 8년 10개월 만
기타법인 1조 5000억 원대 순매수…삼전닉스 자사주 매입 영향
두 회사 자사주 매입 아직 20% 미만… 당분간 증시 버팀목 전망

인싸잇= 임종옥 기자ㅣ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급락하던 코스피를 끌어올리는 강력한 수급 동력으로 부상했다. 개인과 외국인, 기관 등 주요 투자 주체가 이례적으로 동시에 순매도에 나섰지만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 물량이 시장에 쏟아진 매물을 받아내면서 지수의 낙폭을 줄였다. 자사주 매입이 개별 종목의 주가 방어를 넘어 코스피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수급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14포인트(0.46%) 오른 6820.0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2.58% 하락한 6613.58로 출발해 장 초반 낙폭을 키우며 한때 6547.76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의 낙폭이 빠르게 축소되면서 지수도 반등했고, 마감 직전 6820.10까지 올라선 뒤 상승 마감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 기관이 동시에 순매도에 나섰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개인은 1464억 원, 외국인은 6405억 원, 기관은 7922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세 투자 주체의 합산 순매도 규모는 1조 5791억 원에 달했다.

 

개인·외국인·기관이 코스피에서 동시에 순매도한 것은 지난 2017년 10월 18일 이후 약 8년 10개월 만이다. 과거 2010년대 이후 동반 순매도 사례에서는 세 주체의 합산 매도 규모가 최대 1000억 원대 초반에 그쳤지만, 이날은 1조 5000억 원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코스피가 상승 마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타법인의 대규모 순매수가 있었다. 기타법인은 이날 1조 5000억 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개인·외국인·기관의 모든 매물을 받아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기타법인의 매수세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사가 직접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해당 매수 물량은 거래소 수급상 기타법인으로 분류된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이후 기타법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19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20일부터는 8거래일 연속 1조 원대 매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1.17%, SK하이닉스는 1.27% 상승했고 삼성전기(2.60%), LG에너지솔루션(2.16%), 삼성바이오로직스(2.15%), 현대차(1.00%), KB금융(0.99%)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상승했다.

 

반면 코스닥은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2포인트(0.49%) 내린 834.29에 마감했다.

 

개인이 2533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41억 원, 2016억 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심텍(5.29%), 에코프로비엠(2.20%), 이오테크닉스(1.38%), 에코프로(1.33%), 레인보우로보틱스(0.99%) 등은 상승했고, 알테오젠(-3.91%), HLB(-1.11%), 리노공업(-0.30%) 등은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국내 증시의 주요 수급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주주환원이 한국 주식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계획 금액이 남아 있어 외국인 공백을 완충할 국내 수요가 확보됐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7월 8일 이후 약 13개월 만에 1360원대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