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용혜인 비례직 유지·남편 핵심 당직… ‘가족소득당’ 논란

사퇴 시 기본소득당 원외정당… 정당보조금 지급 자격 상실
남편 박기홍, 초대 사무총장·대표 권한대행 거쳐 최고위원 출마
안철수 “기본소득당 아닌 가족소득당”… 김재원 “남편 월급 때문인가”

인싸잇=전혜조 기자ㅣ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장관에 임명된 뒤에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용 후보자가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돼 정당보조금 지급 자격을 잃는 데다 남편 박기홍 씨가 당의 핵심 당직을 맡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가족소득당’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쯤 되면 기본소득당이 아니라 가족소득당 아닙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안 의원은 용 후보자가 두 차례 모두 민주당 주도의 비례위성정당을 통해 당선됐다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되면 배우자 급여를 선관위 보조금으로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온라인에서는 용 후보자 부부가 정당의 의석과 보조금, 핵심 당직을 함께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 댓글에는 ‘기생충 가족’, ‘자격없당’ 같은 거친 표현도 등장했다. “사돈에 팔촌까지 챙겨 먹는 데 주특기가 있다”는 반응과 “남편의 명예와 밥벌이까지 챙겨주는 게 참 좋아 보인다”는 비꼬는 글도 올라왔다.

 

박 부총장이 기본소득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사실이 알려진 뒤에는 “이번에는 아내가 장관을 하고 다음에는 남편이 비례대표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추측성 반응도 나왔다. 부부가 번갈아 당의 원내 지위와 주요 직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용 의원이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되고 국고보조금을 받지 못해 남편이 당에서 봉급을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인가”라고 공개적으로 물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11억 원을 못 받을까 봐 사퇴하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기본소득당은 올해 3분기 경상보조금으로 2억7709만8720원을 받았다. 나 의원이 언급한 11억 원은 이 금액을 네 개 분기로 단순 환산한 규모다.

 

 

용 후보자의 남편 박기홍 씨는 현재 기본소득당 전략기획부총장을 맡고 있다. 2020년 창당 당시 초대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전략기획실장과 기획조정실장, 당대표 권한대행 등 당의 핵심 직책을 거쳤다. 현재 진행 중인 기본소득당 지도부 선거에도 기호 1번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다.

 

박 부총장은 용 후보자가 자녀를 출산한 2021년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용 후보자는 2023년 라디오 방송에서 남편이 선택의 여지 없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며 복직 이후 적응과 경력 단절을 걱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이 대표인 정당에서 남편이 계속 핵심 요직을 거쳤다”며 용 후보자가 남편의 경력 단절 해결사 역할을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 지원을 받는 정당에서 남편에게 당직과 급여를 제공했다면 장관 후보자로서 적절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비례대표 의석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에게 승계돼 기본소득당은 유일한 의석과 원내정당 지위를 잃고 현재와 같은 규모의 정당보조금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용 후보자는 31일 SNS를 통해 “당 소속 유일한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소수정당의 사정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차기 총선에서는 비례대표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현행법상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의 겸직은 가능하지만, 용 후보자의 의원직 유지가 자신이 이끌어온 정당의 국고보조금과 남편의 핵심 당직까지 함께 지켜주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법적으로 허용된 선택이라도 정당과 부부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가족소득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