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검찰

박상용, ‘증인 선서 거부’ 혐의 경찰 출석… 국회 고발장엔 엉뚱한 판례

인용 사건은 근로기준법 사건… 결정문엔 선서 거부 판시 없어
박상용, 허위공문서작성죄 가능성 제기… 고발장 ‘AI 작성’ 의혹도
국민의힘, 경찰 소환 규탄… 주진우 “검사 탄압은 탄핵으로 이어질 것”

인싸잇=전혜조 기자ㅣ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한 혐의로 고발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고발장에 사건과 무관한 판례와 실제 결정문에 없는 내용이 법적 근거로 제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고발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박 검사는 이날 오전 9시 50분께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 검사는 “국회 조작기소 특위는 허무맹랑한 내용으로 선서 거부와 국회 모욕 혐의로 고발했고 경찰은 그 고발 내용으로 조사까지 한다”며 “국가의 역량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수사를 할 동안 한 명이라도 더 실종자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국조특위는 박 검사가 지난 4월 3일과 14일 열린 청문회에서 두 차례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위원장의 현장 대기 요구와 퇴장 지시 등을 따르지 않은 채 회의장 안팎에서 소란을 피웠다며 지난 5월 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박 검사는 당시 자신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법에 따라 선서를 거부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국회 모욕 혐의에 대해서도 소명 기회 없이 퇴장당한 뒤 취재진에게 국회가 법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국조특위는 고발장에서 대법원 2009도10645 결정을 인용해 “증언거부권은 증인이 이미 선서를 마친 후 개별적인 질문에 대해 행사하는 것이지, 선서 자체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나 2009도10645라는 사건번호 자체는 존재하지만, 선서나 증언 거부와는 무관한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피고인이 법정 기간 내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상고장에도 이유를 기재하지 않아 상고가 기각된 사안이다. 실제 결정문에는 고발장이 인용한 선서 거부 관련 판시 내용이 한 문장도 나오지 않는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사건번호만 잘못 적었을 가능성을 고려해 같은 취지의 판례를 찾아봤지만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단순한 사건번호 오기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회증언감정법 제3조는 형사소추나 유죄판결을 받을 우려가 있는 경우 증인이 선서와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증인은 거부 사유를 소명해야 한다. 공 검사는 고발장 작성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존재하지 않는 판시 내용을 만들어내는 ‘인공지능 환각(AI 할루시네이션)’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 검사도 “AI 할루시네이션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며 사건과 무관한 판례번호와 실제 결정문에 없는 내용을 담은 국회 고발장은 허위공문서 작성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대통령 재판취소 저지특위는 박 검사의 출석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소환 조사를 규탄했다.

 

주진우 특위 위원장은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박 검사의 국회 선서 거부를 문제 삼아 존재하지도 않는 판례 내용이 적힌 고발장을 썼다”며 “AI를 돌려서 고발장을 작성하다 보니 나온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취소를 위해 권력의 충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박상용 검사 탄압은 반드시 이재명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은 박 검사를 상대로 국정조사 당시 선서를 거부한 경위와 퇴장 전후 발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고발장에 제시된 핵심 법적 근거에서 오류가 확인된 만큼 문서 작성과 검증 경위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