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임종옥 기자ㅣ 현대자동차가 2030년 영업이익률 목표를 상향하며 중장기 수익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등 미래 신사업에서 시장이 기대했던 새로운 전략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일부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낮췄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19% 하락한 39만 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열린 ‘2026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2030년 영업이익률 목표를 기존 8~9%에서 9% 이상으로 상향했다.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는 기존 6.3~7.3%를 유지했다.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는 555만 대, 시장점유율은 6%,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60%로 기존 목표를 유지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 현지화를 통해 2030년까지 매출원가율을 3%포인트 낮추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현대차는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127만 대 확대하고 북미 지역 하이브리드 차종을 10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북미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을 50%까지 높이고 제네시스 판매량도 올해 약 20만 대에서 2030년 35만 대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주주환원 정책은 기존 기조를 유지한다. 현대차는 주주환원율 35% 이상을 유지하고 2025~2027년 약 4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을 이어갈 방침이다.
그러나 수익성 목표 상향에도 증권가의 반응은 냉정했다. 특히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등 미래 신사업에서 시장 기대를 충족할 만한 구체적인 신규 내용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은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기존 76만 원에서 62만 원으로 18.4% 하향했다. 삼성증권도 목표주가를 65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7.7% 낮췄다. 교보증권과 대신증권은 74만 원, 신영증권은 63만 원을 각각 제시했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기대하던 신사업 전략 업데이트 부재로 기대감이 소멸됐다”며 “로보틱스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나 업데이트 부재로 기대감은 점점 낮아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김진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CEO 인베스터데이가 연례행사이기에 기대치가 낮았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며 “실적 가이던스 달성에 대한 우려가 있고 로봇·SDV 관련 새로운 내용도 없었다”고 짚었다.
삼성증권은 특히 로봇 사업을 별도 자회사 중심으로 추진하는 구조가 현대차 기업가치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사업에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로봇 사업의 성장 가치가 별도 법인에 집중될 경우 현대차 주주가 누릴 수 있는 기업가치 상승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본업은 밸류에이션이 매우 낮은 자동차에 집중돼 있어 순수 로봇 회사 상장이 진행될수록 현대차에 대한 투자 매력이 낮아질 수 있다”며 “피지컬 AI 사업은 초기 투자금이 막대한 만큼 현대차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진다면 자금 조달 측면에서 테슬라나 중국 전기차 업체 대비 불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시점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현대차는 2027년 시험을 거쳐 2028년부터 레벨2+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경쟁사 대비 기술 적용 시점이 늦어 단기적인 주가 모멘텀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판매 목표에 대해서도 공격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대차는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 목표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417만대였고,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197만대를 기록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현대차 글로벌 판매는 417만 대였고 올해 상반기 판매도 5% 감소한 197만 대였다”며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 확대 속에 미국을 제외한 주요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어 555만 대 판매 목표는 매우 공격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목표 달성에 대한 부담이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문 연구원은 “중국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난해 대비 390% 늘려야 한다”며 “가장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판매 목표를 상향했다”고 짚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본업 수익성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지만, 향후 주가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등 신사업에서 보다 구체적인 성과와 전략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1
2
3
4
5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