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2Q ‘어닝 서프라이즈’… 메모리 가격 상승에 ‘삼전닉스’ 반사이익

인싸잇=이서호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성적을 내놓았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를 넘어서며 AI 인프라 투자 열기가 여전함을 증명했다. 그러나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마진율 하락 전망도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엔비디아는 26일(현지 시각 기준)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6% 증가한 962억 2000만 달러(약 133조 2166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596억 8800만 달러(약 82조 7300억 원)로, 같은 기간 대비 126% 늘었다.

 

이번 2분기 매출의 경우 시장조사기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전망치 921억 7000만 달러를 40억 달러 이상 웃돈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13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성장을 이끈 분야는 단연 데이터센터 사업부다. 2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7% 급증했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대형 클라우드 기업을 포함한 하이퍼스케일러 대상 매출은 487억 달러(약 67조 4446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AI 클라우드·산업·기업을 묶은 ACIE 부문도 403억 달러(약 55조 7954억 원)로 138% 증가했다.

 

이러한 2분기 매출 흐름은 특정 고객군에 쏠려 있던 수익 구조가 다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수익성 지표도 나쁘지 않았다. 주당순이익(EPS)은 2.22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2.1달러를 상회했다. 매출총이익률은 75%, 영업이익률은 66.5%를 기록했다. 또 회사는 3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회사는 3분기 매출총이익률 전망치를 74%로 2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4분기(11월~내년 1월)에는 마진율이 71~72%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반도체 기업은 매출 대비 이익을 많이 남긴다고 평가받는다. 반면 엔비디아가 마진율 하락을 전망하는 배경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있다.

 

이와 관련해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의 메모리 공급 부족은 상당 부분 AI 구축 자체가 초래한 것”이라면서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진 것은 우리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것과 같은 수요 급증의 한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며칠 전 AI 서버 가격을 15% 이상 인상하겠다고 고객사에 통보한 바 있다. 메모리값 부담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 상황에서 반사이익을 보는 쪽은 메모리 공급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 58%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HBM4 양산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실제로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27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각각 3%대, 5%대 강세를 보였다.

 

결국 이번 실적은 AI 인프라 투자 열기가 여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메모리 가격 상승분이 클라우드·AI 서비스 요금까지 전가될 경우 AI 확산 속도 자체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엔비디아의 마진율 방어와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지속 여부는 3분기 실적에서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