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두산에너빌리티, 하락세 딛고 10% 급등… 美 원전 수혜 전망에 투자심리 반전

인싸잇=이서호 기자 |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10% 넘게 급등하고 있다. 북미 원전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회사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분간 원전 수주 모멘텀이 지속되고 두산에너빌리티의 중장기 성장성이 높아질 것이란 증권가 분석까지 더해지자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25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14시 5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0.82% 상승한 8만 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8만 1200원까지 상승할 정도로 강한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왔다. 지난 18일 시가(8만 2300원)부터 24일 종가(7만 3000원) 기준으로 약 12.7% 빠졌으나, 하루 만에 하락분 대부분을 되찾으며 8만 원대를 회복했다.

 

주가 조정은 지난 5월 초부터 시작됐다. 미국 정부의 대형 원전 건설 의지는 확고했지만, 실제 프로젝트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다. 이 여파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장기간 조정받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서 조명한 美 장납기 기자재 조달 대출 프로그램

 

지난달 6만 원대까지 밀렸던 주가는 이달 들어서 우상향하는 흐름을 그리며 낙폭을 줄여나갔다. 그러다 이날 들어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지난 6월 발표한 장납기 기자재 조달 대출 프로그램의 의미가 증권가에서 다시 조명받으면서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최종투자결정(FID) 이전에 핵심 기자재 발주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원전주 투자심리를 누르고 있던 것은 ‘착공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다. 그러나 착공 전에도 기자재 계약이 먼저 나올 수 있다는 쪽으로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회사의 중장기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AP1000 원전의 핵심 장납기 기자재를 공급하는 업체인 만큼 이 구조 변화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꼽힌다는 게 증권사들의 설명이다.


AP1000은 웨스팅하우스가 설계한 대형 원자로로, 미국 정부가 노후 원전 교체와 전력망 확충을 위해 밀고 있는 원전이다.

 

웨스팅하우스는 미국 유틸리티 업체들과 특수목적법인(SPV)을 구성해 2030년대 중반 가동을 목표로 AP1000 10기 건설을 추진 중인데, 장납기 기자재 선발주 시점이 앞당겨질수록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모멘텀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오는 2036년 가동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는 폴란드 원전 사업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말 발표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국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담길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원전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원전 수주 모멘텀에 실적 장밋빛 전망

 

이 같은 장밋빛 전망과 함께 두산에너빌리티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두산에너빌리티의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11.2% 증가한 19조 원, 영업이익은 58.2% 증가한 1조 2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연간 수주 목표 13조 3000억 원의 절반 이상을 달성한 가운데, 오는 하반기 체코 원전 EPC(설계·조달·시공)와 미국 현지 데이터센터용 가스터빈 수주가 추가될 경우 연간 실적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적 개선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은 8조 9859억 원, 영업이익은 5478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8.0%, 32.4% 증가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대형 원전의 실질적인 착공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FID 이전 선발주가 가능해진 만큼 북미 원전 시장 확대 효과가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에서 먼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하며 두산에너빌리티의 목표주가를 14만 원에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미국 원전 확대 움직임과 한국형 원전 수출 등을 이유로 목표주가 14만 원을 유지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와 해외 원전 건설 확대에 따른 수주잔고 성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