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임종옥 기자ㅣ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1조 9000억 원을 넘어서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최초로 2개 분기 연속 순이익 1조 원을 돌파하면서 상반기 누적 순이익도 3조 원에 육박했다.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연금, 트레이딩, 해외사업 등 주요 사업 전반에서 실적이 개선된 가운데 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오후 12시 기준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50원(-2.76%) 내린 3만 7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외국인 수급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이다.
변동성이 확대된 7월 이후 외국인은 6거래일을 제외하고 미래에셋증권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실제 전날에는 3만 7100원으로 출발한 주가가 장중 4만 400원까지 치솟으며 한때 10.68%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 9052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90% 증가한 수준이다. 세전이익은 2조 5287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86% 늘었다.
상반기 누적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상반기 세전이익은 3조 8863억 원, 당기순이익은 2조 90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9%, 338% 증가했다. 2분기 말 자기자본은 16조 2000억 원으로 확대됐으며, 상반기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9.5%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 개선에는 국내 증시 거래 활성화와 고객자산 증가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2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6256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36% 증가했다.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수익은 131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1125억원과 비교해도 크게 늘어난 수치다.
고객자산도 빠르게 증가했다. 국내외 총 고객자산은 784조 원으로 1분기보다 124조 원 늘었다. 특히 연금자산은 6월 말 기준 80조 원을 넘어섰다. 최근 1년간 퇴직연금 적립금 성장률은 60%를 웃돌며 시장 평균의 약 2.5배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은 WM과 연금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고객자산 확대와 수익 기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해외사업 역시 이번 실적을 뒷받침했다. 2분기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약 6091억 원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개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이 전체 해외법인 세전이익의 37%를 차지했고, 홍콩 35%, 런던 18%, 인도 5% 등 주요 해외 거점에서 고른 성과가 나타났다.
해외법인의 연결 세전이익 기여도는 약 24%로 전 분기보다 6%포인트 확대됐다. 국내 증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온 전략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트레이딩과 투자은행(IB) 부문도 개선됐다. 2분기 트레이딩 및 기타금융손익은 8369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7% 증가했다. IB 수수료 수익은 428억 원으로 65% 늘었다.
다만 2분기 실적을 평가할 때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을 빼놓을 수 없다. 2분기 세전이익 2조 5287억 원 가운데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은 약 1조 6242억 원에 달하며 세전이익의 상당 부분을 스페이스X 투자자산의 가치 상승이 차지한 셈이다.
미래에셋그룹은 2022~2023년 스페이스X에 약 400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 상승에 따라 투자자산 평가가치가 크게 높아지면서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이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변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스페이스X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향후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평가이익은 실제 현금이 유입된 수익이 아니라 보유 자산의 가치 변동에 따라 회계상 이익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실적 둔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7월 이후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데다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 역시 2분기와 같은 규모로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주가 흐름과 7월 이후 거래대금 감소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미래에셋증권의 이익 규모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일평균 거래대금과 신용거래융자, 투자자예탁금의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다”며 “증권사 실적이 2분기를 정점으로 하반기에는 브로커리지 수익이 상반기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미 증권주 주가가 고점 대비 상당 폭 조정을 받은 만큼 추가적인 하방 압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거래대금 감소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어느 정도 선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실적이 브로커리지와 WM, 연금, 해외사업 등 본업 경쟁력 강화와 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하반기 실적의 핵심 변수는 국내 증시 거래대금과 스페이스X 자산가치의 향방이 될 전망이다. 2분기와 같은 압도적인 순이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일회성 평가이익을 제외한 본업의 이익 체력이 얼마나 유지될지가 향후 미래에셋증권의 실적과 주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1
2
3
4
5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