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大法, 삼성증권 ‘1000원→1000주’ 배당 실수… 국민연금에 18억 배상 확정

‘유령주식’ 28억주 입고 뒤 일부 직원 매도… 주가 장중 11.7% 급락
직원 과실과 국민연금 손해 인과관계 인정… 회사 사용자책임도 인정

인싸잇=전혜조 기자ㅣ2018년 삼성증권의 이른바 ‘유령주식’ 배당 사고로 손해를 본 국민연금공단이 삼성증권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은 배당 업무 담당 직원들의 과실과 국민연금의 손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국민연금이 삼성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삼성증권이 국민연금에 18억 6681만 여원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사건은 2018년 4월 6일 삼성증권이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담당 직원이 주당 1000원의 현금 배당을 전산 시스템에 1000주로 잘못 입력하면서 직원 2018명의 계좌에 약 28억 1295만 주의 삼성증권 주식이 입고됐다. 당시 삼성증권 발행주식 수의 30배가 넘는 규모였다.

 

삼성증권은 오류를 파악한 뒤 직원들에게 매도 금지를 공지했지만 22명이 약 1208만 주에 대해 매도 주문을 냈다. 이 가운데 16명이 주문한 약 501만 주의 거래가 실제 체결되면서 삼성증권 주가는 장중 전 거래일보다 11.68%까지 급락했다.

 

당시 삼성증권 주식 1123만 여주를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은 배당 사고로 주가가 급락해 손해를 봤다며 2019년 삼성증권을 상대로 299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삼성증권이 비정상적인 주식 배당을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과 업무 절차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고가 직원의 의도하지 않은 오류와 일부 직원의 매도 행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삼성증권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법원은 사고 당일부터 3영업일까지 국민연금이 주식을 매도하면서 입은 손해를 약 38억 6200만 원으로 산정했다. 여기에 삼성증권의 책임 비율 50%를 적용하고 주가가 떨어진 상태에서 국민연금이 주식을 매수해 얻은 이익을 반영해 최종 배상액을 18억 6681만 여원으로 정했다.

 

대법원은 원심과 달리 삼성증권의 민법상 사용자책임도 인정했다. 배당 업무 담당 직원들이 잘못 입고된 주식이 실제로 매도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었던 만큼 직원들의 업무상 과실과 국민연금이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될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용자책임을 추가로 인정하더라도 국민연금이 배상받을 수 있는 손해 범위와 삼성증권의 책임 비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 원심의 18억 6681만 여원 배상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잘못 입고된 주식을 실제로 매도한 삼성증권 직원 8명은 자본시장법 위반과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2022년 가담 정도가 큰 4명에게 징역 1년~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3년과 벌금 1000만~2000만 원을, 나머지 4명에게는 벌금 1000만~2000만 원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