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임종옥 기자ㅣ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둘러싼 증권가의 목표주가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와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부담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수요와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주가 상승의 핵심 변수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11일 키움증권은 실적 전망치 조정을 반영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나란히 낮췄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9만 원에서 35만 원으로, SK하이닉스는 220만 원에서 210만 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다만 투자의견은 두 종목 모두 ‘매수’를 유지했다.
목표주가를 낮춘 배경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높은 메모리 가격으로 스마트폰 업체들이 구매에 보수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노트북과 PC용 메모리 수요 역시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장기 공급계약에 따른 대규모 증설이 2027년 메모리 공급 증가로 이어질 경우 범용 메모리 업황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추격 역시 변수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장비 국산화를 기반으로 PC·서버 시장 진출에 성공했고,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도 중국산 장비를 활용해 모바일과 클라이언트 SSD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키움증권은 삼성전자를 반도체 업종 내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27년 HBM 출하량이 올해보다 109% 증가하고, 혼합평균판매가격(ASP)이 81% 상승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HBM 시장에서 업계 1위 탈환 가능성도 제시했다.
반면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메모리 업황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6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37만 5000원, SK하이닉스를 260만 원으로 유지했다. 투자의견 역시 두 종목 모두 ‘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모건스탠리가 주목한 것은 AI 투자에 따른 메모리 수요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면서 클라우드 업체들의 메모리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특히 2027년 클라우드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29%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지속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주주환원도 삼성전자 주가의 핵심 변수로 꼽혔다. 모건스탠리는 자사주 매입 등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이 삼성전자 주가의 재평가를 이끌 수 있다고 봤다.
미국 마이크론이 잉여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힌 것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KB증권은 한발 더 나아갔다. 지난 10일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의 연간 주주환원 규모가 최소 100조 원에서 최대 200조 원에 달할 수 있다며 목표주가 60만원, 투자의견 ‘매수’라고 발표했다.
기존 연간 주주환원 규모인 9조 8000억 원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폭의 확대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외신에서도 국내 메모리 업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모틀리풀은 SK하이닉스를 AI 메모리 분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투자 대상으로 평가했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방향은 범용 메모리 수요 둔화와 공급 증가라는 단기 부담을 AI·HBM 수요가 얼마나 상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HBM 경쟁력 회복과 대규모 주주환원이,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의 높은 경쟁력이 향후 주가 반등의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증권가의 목표주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메모리 겨울’이 끝났다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진단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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