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부동산·증시 문제 한창인데 황정민 사생활 說… “왜 하필 지금”

사생활 주장 게시물 사흘 새 13개… 언론 보도 잇따라
부동산 토론회·증시 급락 겹쳐… 온라인선 보도 시점에 의문
“더 중요한 문제 밀린다” 반응… 언론의 뉴스 선택과 비중도 논란

인싸잇=전혜조 기자ㅣ배우 황정민 씨의 사생활을 암시하는 확인되지 않은 게시물이 여러 언론에 잇따라 보도되면서 온라인에서는 의혹의 내용보다 “왜 하필 지금 이 뉴스가 커지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세금과 대출 논란에 증시 급락까지 겹친 때 연예인 사생활설이 주요 뉴스로 떠오르자, 더 중요한 문제가 뒤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여성이 지난 27일부터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문자메시지와 녹취록 등을 올리며 황씨와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게시물은 사흘 사이 13개까지 늘었고, 일부 계정은 이를 ‘증거 모음’ 형식으로 다시 묶어 퍼뜨렸다. 다만 게시물과 녹취록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황씨 소속사 샘컴퍼니는 게시물 작성자가 황씨를 지속적으로 괴롭힌 스토킹 사건의 피의자라고 반박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법원은 작성자에게 세 차례 접근금지 등의 조치를 내렸고, 스토킹 혐의를 인정해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도 내렸다. 소속사는 게시물이 악의적으로 편집됐다며 추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런데 온라인의 관심은 사생활 주장이 사실인지를 따지는 데서 ‘왜 하필 지금이냐’는 질문으로 옮겨가고 있다. 게시물이 퍼진 때에는 부동산과 증시를 둘러싼 큰 문제가 잇따랐다. 지난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는 보유세와 대출 규제, 재건축·재개발의 집 공급 효과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고, 정부 정책이 과거 대선 공약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증시에서는 지난 24일까지 5거래일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한 데 이어 29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서킷브레이커까지 작동했다. 그동안 민주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배우 한정수마저 “사실상 전쟁이나 천재지변 이상의 상황인데 정부는 구경만 하고 있나. 미쳤나”라고 정부 대응을 강하게 비판할 만큼 시장의 불안이 커진 상황이다.

 

 

이런 시기에 황씨의 사생활설이 주요 뉴스로 떠오르자 소셜미디어에는 “황정민 이슈몰이에 당하지 말라”, “연예인 불륜설보다 지금 더 중요한 문제가 많다”는 글이 잇따랐다. 확인되지 않은 연예인 사생활설이 부동산과 증시처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뉴스를 밀어내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연예인 논란이 정치·사회 문제로 번진 사례는 앞서도 있었다. 지난해 조진웅 씨의 소년범 논란은 은퇴와 출연작 차질을 넘어 여야 공방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처럼 자극적인 사생활설이 포털과 소셜미디어에서 반복되면 그 의도와 상관없이 복잡한 경제 뉴스보다 빠르게 관심을 끌 수 있다. 언론이 사실 확인보다 폭로 내용을 옮기는 데 집중하면 이러한 쏠림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황씨를 둘러싼 사실관계와 법적 책임은 향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가려질 일이다. 그와 별개로 연예인 사생활설이 쏟아질 때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어떤 뉴스가 화면 뒤로 밀리는지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대중과 언론 모두 무엇을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