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증시 조정에 목표주가 줄하향… 증권가 “낸드·공급과잉 우려”

인싸잇=이서호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목표주가를 낮추는 분위기다.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실적 기대감에 따른 회사의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는 흐름이 이어졌으나 최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급격한 조정장을 겪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낸드 가격 하락과 공급과잉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다만 일부 증권사는 기업의 펀더멘털이 건재하다며 오히려 목표가를 올려 잡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9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55만 원에서 37만 원으로 대폭 낮췄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글로벌 동종 업계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하에 높은 목표 배수를 적용해 왔으나 최근 나타난 증시 조정으로 목표 배수 하향에 따른 목표가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낸드 계약가격 하락에 따른 주가 조정에 이어 중국 노광기 국산화 이슈가 이어졌다”고 목표가를 낮춰 잡은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후자의 경우 2028년까지의 실적 추정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판단하에 목표 배수만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글로벌 동종 업계의 평균 배수인 6.5배를 목표 배수로 유지해 왔지만, 국내 증시가 전반적인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목표 배수와 목표가 하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같은 날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도 기존 420만 원에서 280만 원으로 낮춰 잡았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290만 원을 넘나들던 지난달 말에 회사의 목표가를 380만 원에서 42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주가가 급락세를 면치 못하자 목표가를 하향한 것이다.

 

이날 BNK투자증권도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185만 원에서 148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BNK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5월 회사의 목표가를 185만 원으로 높여 잡은 뒤 그동안 목표가를 유지해 왔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경기가 악화되면서 지난 4월 말 이후 낸드 현물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인공지능(AI) 설비투자 자금 조달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조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장기 수요 낙관 속에 연달아 대규모 신증설 투자를 발표하고 있어 향후 공급과잉 전환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의 잇따른 삼전닉스 목표가 하향 조정

 

대신증권과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을 포함한 다른 증권사들도 30일 잇따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대신증권은 390만 원에서 320만 원, 삼성증권은 350만 원에서 300만 원, 신한투자증권은 385만 원에서 270만 원, 키움증권은 260만 원에서 220만 원으로 제시했다.

 

김형태 신한투자 연구원은 “과매도 구간으로 판단된다”면서 “보수적인 가격 전망을 반영해 2026년, 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7%, 9% 조정하고, 메모리 전반 주가 하락에 따라 타깃 밸류에이션은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12M/F P/B) 3.3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보면 그동안 언급해 왔던 우려들이 주가에 반영됐다. 목표주가는 범용 메모리의 실적전망치 조정을 반영해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펀더멘털 건재 이유로 목표가 올린 증권사 존재

 

대다수의 증권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올려 잡은 증권사도 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90만 원 올린 470만 원을 제시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며 목표가를 상향 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채 연구원은 3분기 D램 가격상승률이 20%를 기록하고, 올해 D램 비트그로스(비트당 출하량 증가율)도 20% 중반으로 기존 추정치를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의심을 반영하고 있으나 견고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며 “단기적인 주가 변동보다 기업가치와 이익의 방향성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11시 0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각각 7.19%, 2.64% 상승하며 22만 3500원, 143만 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