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임종옥 기자ㅣ 국내 증시가 7월 한 달 동안 사상 최악의 폭락장을 연출하며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뛰어넘는 월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동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고, 한국 증시는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1일 종가 8303.41에서 29일 5663.24까지 31.8% 하락했다.
지난 28일에도 코스피는 10.84% 급락한 6023.66에 거래를 마치며 월간 기준 28.9%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10월(-23.1%)과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10월(-27.3%)을 모두 웃도는 수준으로, 국내 증시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급락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불안은 거래 중단 조치로도 이어졌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사상 최초로 이틀 연속 동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으며, 올해 들어 코스피는 9번째(역대 15번째), 코스닥은 4번째(역대 14번째) 서킷브레이커가 시행됐다.
역대 발동 사례 상당수가 올해 집중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사상 최고 수준에 달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 증시의 하락 폭은 해외 주요 증시와 비교해도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지수는 6.13%, S&P500지수는 2.23% 하락하는 데 그쳤고, 일본 닛케이225지수(-13.16%), 중국 상하이종합지수(-6.91%), 대만 가권지수(-14.84%)도 코스피 하락률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특히 4년째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 증시도 RTSI(-5.93%), MOEX(-4.62%) 수준의 하락에 그쳐 한국 증시의 낙폭이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최근 증시 급변동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과도한 투자 쏠림을 지목하고 관리 강화에 나섰다.
개인별 투자 한도를 설정해 전체 투자금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비중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반복적인 대량 주문에 비용을 부과하는 ‘과다호가 부담금’ 제도를 해당 상품에도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과도한 단기 매매를 억제해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해외 언론도 한국 증시 급락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증시가 개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 속에 이틀 만에 16% 폭락했다”며 “코스피가 사상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고 개인 투자자들의 좌절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역시 한국 개인투자자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와 뒤늦은 규제의 한계를 지적하며 시장 구조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락으로 주요 악재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레버리지 ETF 순자산이 6월 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고, 홍콩 시장에서도 레버리지 배율 조정 제도가 도입되는 만큼 과도한 수급 쏠림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3~4월 급락 이후 반등했던 사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대내외 악재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기술적 반등이 가능한 구간이며, 향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지속 여부가 국내 증시 회복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폭락으로 국내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이 다시 한번 드러난 가운데, 시장에서는 정부의 안정화 대책과 레버리지 규제 강화가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당분간은 대외 불확실성과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증시 흐름과 주요 정책 효과가 향후 국내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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