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서호 기자 | 삼성전기가 고객사에 공급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을 최대 30% 인상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산에 따라 고사양 MLCC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품 수급 상황이 악화된 탓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고객사에 오는 8월 1일 이후 출하분부터 MLCC 가격을 현재 판매가 대비 30% 인상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선전법인을 통해 공급하는 MLCC 전 품목이 대상이다.
삼성전기는 안내문에서 “지난 몇 달간 글로벌 전자산업에서 수요 급증이 나타나 제조 효율을 높이고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했지만 공급망 부담이 자체 생산 역량으로 감당 가능한 수준을 벗어났다”며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가격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원활한 동작을 돕는 부품이다. 최근 AI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면서 AI 서버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AI 서버의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으로 평가받고 있어 고사양 MLCC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실제로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 아마존웹서비스의 트레이니엄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가속기를 도입하면서 MLCC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 수치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의하면, 삼성전기의 지난 6월 수주출하비율은 코로나 19 이후 최고치인 1.31을 기록했다. 회사의 출하량보다 MLCC를 원하는 신규 주문이 31% 더 많았다는 의미다. 이는 일본의 무라타(1.30)와 다이요유덴(1.25)의 수주출하비율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MLCC 가격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삼성전기보다 빠르게 MLCC 가격 인상안을 발표한 경쟁사도 적지 않다.
글로벌 MLCC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무라타는 MLCC 공급 업체 중 올해 2분기 가장 먼저 가격을 인상했다. 이어 일본 다이요유덴도 9월 출하분부터 가격 인상을 고객사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삼성전기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노력만으로는 납품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기는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최근 회사는 2040년까지 AI 서버용 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의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부산과 세종에 23조 원을, 베트남 타이응우옌 사업장에 약 12억 달러(약 1조 7400억 원)를 쏟아붓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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