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서호 기자 | 삼성전자가 반도체 다음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낙점했다. 인공지능(AI)과 제조업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표 직속 조직까지 새로 신설하며 또 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고 차세대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태문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속 ‘RX(Robotics eXperience) 사업추진실’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RX사업추진실은 중장기 로봇 사업 전략 수립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AI 핵심기술 개발, 디자인, 상품기획 등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추진체계로 운영될 예정이다. 직속 체제로 진행되는 만큼,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함으로써 차별화된 로봇 경험과 사업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4년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고 대표이사 직속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한 바 있다. 미래로봇추진단을 편입하면서 새로 출범된 RX사업추진실은 그동안 회사가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화 단계로 연결하는 것이 주 목적으로 분석된다.
RX사업추진실의 메인 거점은 우면동 서울R&D캠퍼스다. 회사는 이곳에 로봇 관련 인력들의 근무지를 통합하고 협업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로봇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데이터 활용 강화를 위해서는 구미사업장을 활용한다. 삼성전자는 해당 사업장에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해 로봇이 현장에 빠르게 투입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서울R&D캠퍼스 연구원들과 협업을 통해 로봇 지능화·제어 고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글로벌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로봇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중국에 글로벌 연구거점을 둔다. 현지 특화 기술과 생태계를 활용하고 우수인재 확보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문가도 합류한다. 현대차그룹에서 보스턴 다이나믹스 운영 방향을 포함한 로봇 전략을 주도했던 이동건 삼성전자 기획팀 부사장이 로보틱스 전략팀장으로 선임됐다. 회사의 중장기 로봇사업 로드맵 총괄을 담당한다.
RX사업추진실에는 지능형 자율 로봇 시스템과 로봇제어 분야 전문가인 김현진 서울대 교수와 로봇 ‘손 조작’ 분야 글로벌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를 보유한 김의겸 아주대 교수도 합류한다. 회사는 분야별 전문인력을 합류시켜 로봇 사업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로봇 사업 방향은 제조 현장에서 기술을 검증한 뒤 시장으로 점진적으로 넓히는 것이다. 그 시작은 오는 2030년까지 추진 중인 AI 자율공장이며, 품질·생산 등 휴머노이드형 제조 로봇을 투입해 반복 학습으로 성능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기반을 다진 뒤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로봇으로 발전시켜 수익화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속적인 혁신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글로벌 로봇 시장을 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보다 빠르게 로봇 시장에 뛰어든 현대차그룹은 로봇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부터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을 생산하고 완성차 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로봇개 ‘스팟’은 오는 하반기 가동을 앞둔 울산 전기차 신공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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