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20 증시 인싸잇] 美 반도체 쇼크에 코스피 6500선 붕괴… 양 시장 매도 사이드카 발동

美 반도체주 급락·중동 리스크 겹쳐 투자심리 급랭
코스피 -4.46%·코스닥 -5.33% 동반 급락… 기관 1조 원 가까이 순매도
美 빅테크 실적 시즌이 AI 반도체주 반등 여부 결정할 분수령

인싸잇=임종옥 기자ㅣ 제헌절 연휴를 마친 국내 증시가 미국 반도체주 급락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대형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하며 폭락했다. 휴장 기간 누적된 악재가 개장과 동시에 쏟아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나란히 4~5%대 급락했고, 장중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급증하면서 양 시장 모두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4.33포인트(-4.46%) 내린 6516.2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77.02포인트(-2.60%) 하락한 6643.58에 출발한 뒤 장 초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한때 6814.86까지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관 중심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하락폭이 다시 확대됐고, 장중 6472.80까지 밀려 6500선을 일시적으로 하회했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 시장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수급별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491억 원, 5153억 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기관이 9191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4.31%)와 SK하이닉스(-4.23%) 등 반도체 대표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고, 현대차(-6.12%), LG에너지솔루션(-4.94%), 삼성생명(-8.91%), KB금융(-6.79%), 신한지주(-7.44%), 한화에어로스페이스(-7.21%) 등 금융·자동차·방산 등 주요 업종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됐다.

 

반면 일부 개별 종목은 재료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다. 주연테크(+30.00%), 고려산업(+29.99%), STX그린로지스(+29.98%)는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고, 콘텐트리중앙(+25.12%)은 드라마와 영화, OTT 콘텐츠 제작 경쟁력이 재평가되며 급등했다.

 

코스닥 역시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20포인트(5.33%) 하락한 749.64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747.00(-5.66%)까지 밀리며 코스닥 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1908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77억 원, 1348억 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알테오젠(-2.53%), 에코프로비엠(-7.38%), 에코프로(-8.13%), 주성엔지니어링(-10.64%), 원익IPS(-18.19%), 피에스케이(-12.59%), HLB(-13.46%) 등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반면 삼천당제약(+29.82%)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 개발과 관련한 Pre-ANDA 답변서를 받았다고 발표하면서 상한가에 근접했다.

 

가비아(+29.94%)는 맥쿼리자산운용 사모투자본부의 특수목적법인인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가 주당 4만8000원에 공개매수를 추진한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급등했고, 손오공, 엑시온그룹, 인베니아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급락의 배경으로 미국 반도체 업종 조정과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를 꼽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 관련 악재와 미국·이란 간 군사적 충돌 우려가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며 “외국인과 기관, 개인 모두 뚜렷한 방향성을 형성하지 못한 가운데 저가 매수와 차익실현 매물이 동시에 출회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시작되는 미국 빅테크 실적 시즌이 AI 반도체주 반등 여부를 가를 최대 변수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AI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AI 투자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지, 반도체 업종의 디레버리징과 밸류에이션 조정이 마무리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특히 오는 23일 발표되는 알파벳의 실적에서는 2026~2027년 설비투자(CAPEX) 계획과 클라우드 사업 수익성 개선 여부가 시장의 핵심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4시 기준 1481.7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0.62%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