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서호 기자|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생산 현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인간과 로봇이 상생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해 업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인간의 신체 활동 보조를 위해 만들어진 웨어러블 로봇이 대표적이다. 작업자들의 신체 부담은 줄고 생산 효율은 높아진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이를 ‘육체노동의 혁신’이라고 평가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4년 엑스블 숄더 로봇을 최초로 공개했다.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산업용 착용 로봇이다. 팔을 위로 올려 작업할 때 활용하면 사용자의 어깨 근력을 보조해 근골격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당시 현대차그룹 측은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건설과 조선, 항공, 농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 출시 후 해외 지역까지 판매 영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더 많은 사람들이 착용 로봇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제품군 개발과 보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며 인류에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 진보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가 가장 먼저 선보인 엑스블 숄더는 지난해부터 울산공장에 투입됐으며 그룹 내 다른 공장으로 사용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대한항공과 한국철도공사 등 다양한 생산 현장에서도 적용되는 등 사업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부터는 현대차 일부 공장에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허리 부담을 줄이는 ‘엑스블 웨이스트’를 도입한다고 알려졌다. 이밖에도 현대차그룹은 작업자들의 안전을 지키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엑스블 시리즈 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대차가 웨어러블 로봇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다. 이용자들의 작업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생산 효율을 끌어올려 미래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인간 중심 피지컬 AI 기업을 목표로 성장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인간을 대체하는 로봇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일하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방향성이 엑스블 시리즈에 담겨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웨어러블 로봇이 생산 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고령 근로자들의 현장 복귀를 돕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근로자 고령화로 생산 현장의 인력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웨어러블 로봇은 숙련된 고령 인력이 현장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현대차그룹의 웨어러블 로봇은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육체노동 혁신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AI와 로봇이 인간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기술이 진화한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은 제조업의 미래를 앞장서서 그려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엑스블 숄더는 국내 최초로 착용 로봇 부문 KS(한국산업표준) 인증을 획득했다. KS 인증은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이 한국산업표준에 부합하는지 검증하는 국가 공인 제도로, 이번 인증은 국내 웨어러블 로봇 산업이 본격적인 산업화에 진입했음을 방증하는 사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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