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호남 반도체 공장 투자 개입 본격화… 노사정 협의 제안

인싸잇=이서호 기자|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이 삼성전자와 정부가 추진 중인 호남 반도체 생산기지 건설 등 국내 투자 계획과 관련해 노동계·경영계·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노사정 협의회’ 개최를 사측에 제안했다. 겉으로는 반도체 생산기지 건설을 위한 협력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이지만 이면에는 투자 과정에서 노조와 반드시 협의하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초기업노조는 1일 ‘메가 프로젝트에 대한 초기업 노조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통해 “정부와 회사, 노동조합이 한자리에 모이는 노사정 협의의 장을 제안하며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국가적 과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천금매골(千金買骨)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핵심 인재와 기술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정부·회사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금매골은 ‘천금을 주고 말의 뼈를 산다’는 뜻으로, 큰 목적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거나 인재를 얻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태도를 의미하는 고사성어다.

 

초기업노조는 메가 프로젝트를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며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특히 모든 것의 근본에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그에 걸맞은 처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했다. 정당한 대우가 있어야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노조가 이 같은 주장을 할 수 있는 배경으로는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이 지목된다. 신규 공장 건설이나 생산기지 이전 등 기업의 투자 결정까지 노조의 쟁의 행위 대상으로 포함되면서, 노조가 이번 투자와 관련해 법적으로 요구할 근거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성과급 문제로 노사 간 협상하는 데 힘든 시간을 보낸 삼성전자가 이번 호남 반도체 공장 투자를 둘러싸고도 노조와 임금 협상을 비롯한 새로운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