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정청래의 “정권은 짧다”… 이제 李 대통령 겨냥(?)

박근혜·윤석열 탄핵 때도 등장한 같은 표현
여권 내부선 당청 갈등 신호로 해석… 야권은 반색

인싸잇=전혜조 기자|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발언이 정치권에 파장을 낳고 있다. 정 대표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국면에서도 같은 표현을 사용했던 만큼, 이번 발언의 정치적 의미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심이 천심이다. 국민이 곧 하늘이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며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는 건 정권 비판의 중심에 선 야당 정치인이 아닌, 집권여당 대표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지방선거 이후 책임론과 당청 관계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 사실상 대통령실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과거에도 해당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집회에서 “정권은 짧지만 국민은 영원하다”고 말했고, 박근혜 정부 당시 세월호 대응,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찰 의혹 등을 비판할 때도 같은 문구를 꺼냈다.

 

특히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 정권과 국민이 싸우면 끝내 국민이 승리한다는 걸 보여주시길”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검찰 수사, 양곡관리법 거부권,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등을 비판하며 같은 표현을 썼고, 지난 2025년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에도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당내 경쟁 국면에서도 이 문구를 활용했다.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 당원은 영원하고 국회의원은 짧다”며 “국회의원과 당원이 싸우면 끝내 당원이 이긴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이번 발언을 단순한 정치 수사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가 이 표현을 사용할 때마다 상대 정권이나 경쟁 세력을 향한 경고의 의미가 강했다는 점에서다.

 

여권 내부에서는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대통령실은 “국회 및 당무에 관한 사안에 직접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지만, 정 대표의 발언을 두고 당청 간 긴장감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한 김유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정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과 해보자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응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역시 “정청래 대표가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야권과 보수 성향 지지층에서는 정 대표의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과거 이 표현이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파면 국면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도 정치적 상징성이 작지 않다는 반응이다.

 

 

정 대표를 향한 당내 압박도 커지고 있다. 11일 비공개로 진행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정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의견 중에 나오긴 했지만 자유발언이기 때문에 공식 논의는 아니다”라며 “대표의 정치적 자유 의사에 달린 것”이라고 밝혔다.

 

친명계 인사들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실패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출마하지 않는 것이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MBC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산술적으로는 승리했지만 정치적으로 패배했다”며 “정청래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다음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 발언은 과거 보수 정권을 향한 경고로 쓰였지만, 이번에는 집권여당 내부 권력 갈등의 한복판에서 다시 등장했다. 지방선거 이후 책임론과 당청 관계, 8월 전당대회 구도까지 맞물리면서 이 발언은 민주당 내부 균열을 드러내는 상징적 장면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