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올림픽공원 재선거 요구 집회 닷새째… 대학가까지 번진 참정권 논란

평일 한낮에도 시민 2000여 명 현장 지켜
냉방버스·커피트럭·기부물품 지원 잇따라
전국 주요 대학 시국선언… “참정권 침해 진상 규명”

인싸잇=전혜조 기자|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닷새째 이어졌다.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시민들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 모여 재선거와 수개표, 선거관리위원회 개혁 등을 촉구했다.

 

 

10일 오후 찾은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는 평일 낮 시간임에도 상당수 시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현장 경찰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약 2000명 규모의 인원이 모여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태극기와 피켓을 들고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참정권 회복”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핸드볼경기장 내부에는 투표함이 보관돼 있었으며 경찰들은 시설 주변에서 안전 관리를 이어갔다. 오후 3시 30분경에는 경찰관들이 교대 근무를 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가운데서도 시민들은 양산을 펼치고 현장을 지켰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적지 않았으며, 현장 곳곳에서는 태극기를 든 시민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이어졌다.

 

청년층과 중장년층,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장시간 집회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자리를 지키며 재선거와 참정권 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시민들이 마련한 냉방버스가 쉼터 역할을 했다.

 

현장에는 남성용 2대, 여성용 2대 등 총 4대의 냉방버스가 운영됐다. 버스 한 대당 28석 규모로 마련됐으며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에는 절반가량의 좌석이 채워졌다.

 

참가자들은 버스 안에서 냉방을 이용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집회 현장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집회 현장 한편에서는 시민 후원으로 운영되는 커피트럭도 눈길을 끌었다.

 

커피트럭에서는 아이스커피와 유자차 등을 무료로 제공했다. 취재진이 현장에 머문 약 2시간 동안 음료를 받기 위한 줄이 끊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음료를 받아 더위를 식히며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집회에 참여했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지원물품도 계속 도착했다. 생수와 음료, 마스크, 물티슈, 모기기피제, 냉각시트, 의약품, 간식류 등이 현장에 비치됐고 자원봉사자들은 도착한 택배 물품을 분류해 필요한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의료지원 부스와 약사 봉사 부스도 운영됐다. 곳곳에는 “필요한 물품은 자유롭게 가져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으며 참가자들은 서로 물품을 나누며 집회를 이어갔다.

 

 

안내와 질서 유지 역시 자발적으로 이뤄졌다. 쓰레기 분리수거 안내문과 이동 동선 안내판 등이 설치돼 있었고 자원봉사자들이 현장 운영을 지원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시민들의 문제 제기는 대학가로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10일 건국대·고려대·경희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숭실대·연세대·전남대·한국외대·홍익대 등 전국 주요 대학 학생사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시국선언을 열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선관위 구조 개혁 등을 촉구했다.

 

학생들은 “국가에 의한 참정권 침해를 규탄한다”며 “정부와 국회는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국회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대학생 간담회도 열렸다.

 

학생 대표들은 참정권 침해 논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날은 지난 1987년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장면으로 기록된 6월 민주항쟁이 시작된 6월 10일이라는 점에서 학생사회의 시국선언이 갖는 의미를 더욱 주목하게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림픽공원에서 시작된 시민들의 문제 제기가 대학가와 정치권으로까지 확산하면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