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전혜조 기자|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 부실 논란을 넘어 ‘국민 무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번 사태와 맞물려 SBS 드라마 ‘야인시대’ 속 부정선거 장면이 다시 확산하고,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소취소 관련 발언을 둘러싼 야권 비판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지난 2003년 방영된 SBS 드라마 ‘야인시대’ 121회 장면이 빠르게 공유됐다.
해당 장면은 지난 1960년 3·15 부정선거를 앞두고 정치깡패 임화수가 부하들과 투표용지를 빼돌리는 방안을 논의하는 내용이다. 극 중 한 인물이 “국민이 용지를 받지 못하면 가만히 있겠느냐”고 묻자 임화수는 “그 무식한 국민들이 뭘 알겠나. 용지가 안 나왔으면 그냥 안 나왔나 보다 하겠지”라고 답한다.
누리꾼들은 이 장면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맞물려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지역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받지 못하거나 장시간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드라마 속 대사가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드라마 속 내용은 자유당 정권 시절의 조직적 부정선거를 소재로 한 극화 장면이다. 이번 사태 역시 의도적인 선거 방해가 아닌 선관위의 선거 관리 부실 논란이라는 점에서 성격은 다르다.
다만 문제는 국민들이 이번 사태를 단순한 행정 실수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는 국민이 국가 권력을 위임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다. 선거 당일 꼭 필요한 투표용지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국가기관이 국민의 투표할 권리를 가볍게 본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박성준 민주당 의원의 공소취소 관련 발언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안’과 관련해 “시민 10명 중 8∼9명은 공소취소 뜻을 잘 모른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국민의힘은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법안의 필요성을 설명하기보다 국민이 법률 용어를 잘 모른다는 점을 앞세운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온라인에서는 정치권의 발언 논란과 선관위 사태가 겹치면서 ‘국민을 너무 쉽게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한 선거 관리 실수를 넘어 ‘국민 무시’ 논란으로 번지는 이유다.
한편, 선관위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원인 파악에 착수했다. 그러나 선거 제도는 국민의 신뢰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 국민의 분노가 투표용지 부족 자체를 넘어 그 과정에서 드러난 국가기관의 안일한 태도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관위의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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