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서호 기자 | 신세계의 주가가 최근 50% 이상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주식시장 강세에 따른 지출 효과가 백화점 실적에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또 흑자 전환을 앞둔 면세점 사업과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복합개발 기대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한다. 이에 회사의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며,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모양새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신세계의 주가는 지난달 4일 시가(42만 3000원)부터 이달 4일 종가(65만 9000원)까지 55.8% 상승했다. 주가는 이달 들어서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1일 시가(51만 원)부터 4일까지 불과 3거래일 만에 29.2%나 급등했다.
이날 신세계는 오전 9시 4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91% 오른 66만 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72만 2000원까지 상승하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갱신했다. 전날 60만 원대로 오르며 최고가를 갱신한 지 단 하루 만에 70만 대로 오르며 또 한 번 기록을 세운 것이다.
신세계 주가의 상승세는 경쟁사를 크게 앞섰다. 신세계 주가가 55.8% 상승하는 기간 동안 현대백화점은 23.2% 상승했고, 롯데쇼핑은 23.1% 올랐다. 이달 신세계의 주가가 29.2% 상승한 기간과 비교해도 존재감은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과 롯데쇼핑은 각각 27.6%, 20.6%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달 신세계의 주가 상승률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의 수혜를 입으며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는 삼성전자(+9.9%)를 3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이러한 가파른 주가 상승세에 대해 업계에서는 단순한 시장 강세 효과를 넘어 신세계만의 복합적인 호재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분기 호실적과 고속터미널 개발 기대감 반영
주가를 가장 강하게 밀어 올린 요인은 실적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는 올해 1분기 3조 2144억 원의 매출과 1978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중 백화점 사업에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1억 원(+30.77%)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정비와 트렌디한 팝업스토어 유치 등을 통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고객의 매출도 늘어나 고성장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증시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가 명품 소비로 이어지며 신세계가 예상 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오르고, 막대한 성과급까지 지급되자 그 여파가 고가 소비로도 연결됐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분기 전국 점포 명품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7.1%) 29.8%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 주얼리(+55.6%), 시계(+36.9%)는 전체 명품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또 이번 공개된 실적에서 눈길을 끌었던 분야는 면세점이다. 당초 적자가 날 것이란 예상과 달리 1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면세점은 임차료 부담이 높은 사업이며 외국인 여행객들의 수요에 실적이 좌지우지되는 사업이다. 신세계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2024년 영업손실 359억 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74억 원의 적자를 이어갔다. 그러나 올 1분기 106억 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신세계는 최근 인천국제공항 T2 임차료 감면 혜택이 종료되면서 임대료가 다시 증가했지만,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체인과의 제휴 확대, 대량 판매 할인율 개선, K-콘텐츠 도입 등으로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복합개발 기대감도 주가 상승을 거든 요인으로 지목한다. 서울시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14만 6260㎡)를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하고 대규모 복합개발을 위한 협상 절차에 착수했다.
신세계센트럴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등 민간 사업자는 지상 60층 이상, 3개 동 이상 규모의 복합개발 구상을 제안했으며, 업무·판매·숙박·문화·주거 기능을 아우르는 대규모 개발이 추진될 전망이다.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신세계의 자산 가치와 수익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긍정적 전망에 증권가, 신세계 목표주가 상향 조정
이에 증권가에서는 신세계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0일 NH투자증권은 회사의 목표가를 기존 57만 원에서 66만 원으로 높여 잡았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화점과 면세점이라는 두 축을 기반으로 강한 매출 수혜가 예상되며 이에 따른 재평가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며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실적개선이 동반하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주가수익비율 13.6배)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과 리딩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회사의 목표주가를 70만 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중 최고가에 해당한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확장적 정책과 자산가격 상승 등으로 시작된 백화점의 구매력 초강세는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며 “시내점 경쟁 완화와 공항점 적자 축소로 대규모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이제는 과거 주가수익비율(PER) 10배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강화된 성장성과 주주환원 정책에 기반한 재평가 구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은 시내점 할인율 정상화, FIT 고객 확대, K-뷰티·럭셔리 브랜드 수요 회복에 힘입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대량 구매상 중심의 저마진 매출 의존도가 낮아지고 개별 관광객 중심의 매출 믹스가 개선되면서 이익률 회복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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