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강용석 |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2곳을 석권했지만, 이들의 기대가 컸던 서울과 대구 그리고 경남 지역을 국민의힘으로부터 탈환하지 못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선방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압승”을 부르짖던 더불어민주당은 절반의 성공밖에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여당에게 ‘절반의 성공’이라는 걸 보여주는 건 바로 기존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전국 득표율의 차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표한 이번 선거의 전국 득표율(전국 개표율 99.92% 기준)을 살펴보면, 민주당 51.5%에 국민의힘 42.4% 수준으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총 투표 수 2722만 8948표(무효표 포함) 가운데 민주당은 1402만 8262표, 국민의힘은 1155만 7285표를 각각 얻었다고 한다.
민주당이 약 247만 표를 앞섰지만, 광역단체장 주요 지역 선거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후보가 패배한 곳에서 득표율 차이가 그다지 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부산(전재수 50.52%, 박형준 47.90%), 울산(김상욱 48.73%, 김두겸 45.74%), 강원(우상호 51.81%, 김진태 48.18%), 충남(박수현 52.53%, 김태흠 47.46%) 등에서 여야 후보간 격차는 5%p 이내였다.
특히 여야 지지층이 결집하는 텃밭인 전남·광주·전북과 대구·경북을 제외하면 두 정당의 득표율은 각각 51.2%, 44.3%로 격차가 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해볼 부분은 이러한 수치와 선거 직전의 여론조사 결과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1~22일 전국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47.5%에 국민의힘 33.3%로 14.2%p의 격차를 보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4.3%, 무선 100% 자동응답으로 임의로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실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기타 여론조사에서도 두 정당의 지지율 격차는 10%p대, 심지어 한국갤럽과 같은 조사기관의 경우 이를 30%p 차이까지 집계하기도 했다.
그동안 여론조사와 이번 선거에서의 결과가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게 분명하다.
특히 각 여론조사 기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60% 안팎으로 집계해 발표했다. 보통 집권 1~2년 차 내에 이뤄지는 선거는 여당보다 대통령의 지지율과 비례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선거 결과는 대통령 지지도와도 크게 어긋난다는 걸 알 수 있다. 여론조사상 수치대로라면 2~3배 이상의 차이가 나야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간 여러 여론조사 기관에서 마치 여당이 일방적인 여론의 지지를 얻고, 국민의힘은 조만간 간판을 내려도 이상하지 않은 극우 정당으로 묘사했지만, 실제 민심과 괴리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출구조사마저 실제 결과와 맞지 않았다. 방송 3사(KBS·MBC·SBS)는 지난 3일 오후 6시 정각 투표 종료 직후 발표한 서울시장 선거 출구조사에서 정원오 후보가 51.4%, 오세훈 후보가 46.0%를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개표에서는 오 후보가 막판 역전에 성공해 1.02%p 차이로 승리했다. 승패는 물론이고, 출구조사 예측치와 6%p가 넘는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경남지사 선거에서도 출구조사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4.3%,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45.7%를 얻을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실제 개표에서는 박 후보가 51.28%로 김 후보(48.71%)보다 2.57%p 앞섰다. 예측과 실제 간 11.17%p의 격차가 발생한 것이다.
또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부산 북갑에서는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근소하게 앞설 것으로 조사됐지만 실제로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당선됐고, 경기 평택을 재선거 역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의 박빙 우세가 예측됐으나, 결과는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승리했다.
무엇보다 유의동 후보는 선거 전 이뤄진 김용남 민주당 후보와 조국 후보 간 3자 구도상의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도 1위를 차지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이번 선거에서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이 서울시장과 전북지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광역단체장 당선자를 정확히 맞췄다고 한다. 방송 3사가 큰돈 들여 진행한 출구조사보다 더 적중률이 높았던 것이다.
이는 더 이상 여론조사와 출구조사가 실제 선거 결과를 바라보는 잣대가 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여론조사가 민심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 오히려 여론조사 결과가 예측이 아닌 그들의 희망 사항을 민심으로 포장해 공표할 뿐이라는 조소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여론조사 기관도 바뀌어야 한다. 조사 방식과 기간, 질문, 대상도 다변화하고, 무엇보다 ‘사심 없는 양심적인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또 유권자들도 여론조사 결과에 더 이상 휘둘리거나 선동당하지 않고, 이는 어디까지나 보조적 수단일 뿐 가장 현명한 건 스스로 판단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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