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진 칼럼] 장동혁 리더십의 승리와 나아갈 길

인싸잇=심규진 | 지방선거가 끝났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책임론부터 꺼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결과를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는 결코 국민의힘의 참패가 아니다. 오히려 어려운 조건 속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선거에 가깝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이 있었다.

 

정치는 결국 결과로 평가받는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장동혁 체제가 생각보다 훨씬 강했고, 국민의힘이 생각보다 훨씬 선전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부산이 보여준 보수 분열의 대가

 

부산은 이번 선거의 상징적인 지역이었다. 박형준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한동훈과의 단일화 이야기를 꺼냈다. 결과적으로 이는 스스로 보수 지지층을 분열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나는 선거 기간 내내 한 가지를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한동훈의 지지율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비례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지만 실제 선거 과정에서는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전재수의 지지율이 올라갈 때 한동훈의 지지율도 함께 올라갔다.

 

한동훈은 영리하게도 전재수를 정면으로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체급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반면 선거는 후보 경쟁이 아니라 대리전처럼 흘러갔다. 하정우는 “이재명의 아바타”, 박민식은 “장동혁의 아바타”라는 프레임이 형성됐다.

 

정작 부산에는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17명이나 있었다. 만약 이들이 똘똘 뭉쳐 박민식 후보를 지원했다면 어땠을까.

 

박민식 당선. 박형준 당선. 한동훈 낙선.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러지 못했다.

 

박민식 후보조차 장동혁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을 적극적으로 전면에 세우지 못했다. 지역 의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부산은 보수 내부 분열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되었다.

 

박근혜의 영향력은 살아 있었다

 

반면 대구와 경남은 달랐다. 이번 선거에서 다시 확인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는 끝났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박빙 승부였던 대구와 경남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원은 분명한 결집 효과를 만들어 냈다.

 

정치에서 빠와 까는 언제나 균형을 만든다. 박근혜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여전히 박근혜를 통해 결집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특히 부울경 지역에서는 그 영향력이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살아 있었다.

 

울산이 놓친 것

 

울산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단일화만 제대로 이루어졌어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결국 단일화 실패가 치명적이었다.

 

그럼에도 울산의 조직력은 여전히 살아 있다. 기초단체장을 모두 국민의힘이 석권했다. 이는 김기현, 박성민 의원 등 지역 조직 정치의 달인들이 구축한 기반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의미다.

 

광역단체장은 놓쳤지만 기초단체장을 모두 가져갔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서울은 왜 달랐나

 

서울은 완전히 다른 그림이었다. 오세훈 시장은 개혁신당과의 단일화를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선거를 했다.

 

‘감사의 정원’ 이슈를 비롯해 우파 지지층이 공감할 수 있는 의제를 꾸준히 던졌다. 특히 스타벅스 이슈는 2030 세대의 결집을 이끌어 냈다.

 

일부에서는 우스운 이슈라고 평가했지만 젊은 세대는 다르게 받아들였다. 표현의 자유, 소비 문화에 민감한 세대가 반응한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장동혁 대표의 이슈 파이팅 역시 수도권 선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숫자가 말해주는 선거

 

정치에서는 결국 숫자가 말한다. 광역단체장 선거는 당초 1석 정도가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4석이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성과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상당한 선전을 거두었다. 특히 울산에서 광역단체장을 놓쳤음에도 기초단체장을 모두 석권한 것은 조직력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재보궐선거 역시 의미가 크다. 조국혁신당을 밀어내고 의석을 확보했다. 또한 이진숙, 김태규 등 강성 보수 지지층의 기대를 받는 인물들이 원내에 입성했다.

 

보수 입장에서는 새로운 정치적 자산을 확보한 셈이다. 충청에서는 더욱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장동혁 대표 지역구 인근에서 윤용근 후보가 민주당 의석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충청은 늘 대권의 풍향계 역할을 해온 지역이다. 이번 결과는 충청대망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장동혁 억까는 이재명과 홍준표로 박살난다

 

정치는 비교의 예술이다. 이번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과거 사례와 비교해야 한다.

 

대선에서 0%대 차이로 석패했던 거물급 정치인 이재명의 지방선거 성적표는 어땠나. 솔직히 말해 처참했다.

 

그런데 이재명이 사퇴했나? 아니다.

 

오히려 당을 장악했고 공천권을 행사했으며 총선을 준비했다. 정치는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이다.

 

선거에서 졌다고 무조건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지고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것이 정치다.

 

그렇다면 장동혁은 어떤가. 장동혁은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패배 이후 사실상 전쟁터가 된 당을 떠안았다.

 

당내 분열은 극심했고 한동훈 변수는 계속 살아 있었으며 레거시 언론과 당내 비주류의 견제도 끊이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광역단체장 4석을 확보했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선전했다.

 

재보궐선거에서는 의석까지 추가로 확보했다.

 

전체 득표율 역시 보수 진영 51%, 진보 진영 42% 수준으로 집계되며 보수 결집에 성공했다. 이 정도면 실패가 아니라 선전이다.

 

또 하나 비교할 사례가 있다. 박근혜 탄핵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의 성적표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사실상 붕괴 수준의 참패를 기록했다. 광역단체장은 거의 전멸했고 전국 선거 자체가 무너졌다.

 

그와 비교하면 이번 장동혁 체제의 성과는 훨씬 낫다. 반대로 한동훈은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안고 총선을 치렀다.

 

그런데 내부 갈등과 당내 충돌이 반복됐고 결국 총선은 참패했다. 누구는 선전해도 사퇴해야 하고, 누구는 총선을 말아먹어도 미래 권력으로 포장받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이중잣대다.

 

전국 단위 선거는 팬덤과 조회수로 치르는 것이 아니다. 조직력과 후보 경쟁력, 지역 기반과 당의 결집력으로 치르는 것이다.

 

당대표의 역할은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를 띄우고 조직을 관리하며 선거를 승리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장동혁 2기의 과제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책임론이 아니다. 승리의 선언이다. 대표가 사퇴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연임이 마땅하다.

 

장동혁 1기의 목표가 생존이었다면 장동혁 2기의 목표는 성과여야 한다. 이제는 버티는 정치가 아니라 힘을 쓰는 정치가 필요하다.

 

첫째, 당의 노선을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당내 해당 행위에 대한 정치적 정리를 해야 한다. 셋째, 함께 갈 사람과 떠날 사람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넷째, 친한계가 장악한 방송 패널 구조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다섯째, 이진숙·김태규 의원과 같은 새로운 정치 자산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여섯째, 대안 레거시 미디어를 활성화하고 지지자들과 직접 소통해야 한다. X,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등 2030 세대가 사용하는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또한 선관위 개혁과 선거제도 개혁을 국민적 의제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제는 장동혁 2기다

 

이번 선거는 장동혁 리더십의 한계를 보여준 선거가 아니다. 오히려 가능성을 보여준 선거다.

 

장동혁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당을 무너지지 않게 만들었다. 기초단체장을 지켜냈고, 광역단체장에서 선전했으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두었다.

 

무엇보다 51대 42라는 전체 득표율을 통해 보수 결집을 이끌어 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눈치 보는 정치가 아니다.

 

자유로운 정치. 당당한 정치. 동지의식을 가진 정치. 그리고 힘 있는 정치다.

 

장동혁 1기가 생존의 정치였다면 장동혁 2기는 승리의 정치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이번 지방선거가 남긴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 심규진 스페인 IE대학교 조교수 약력

 

정치 문법을 문화 전쟁의 관점에서 재구성하며, 우파의 문화적·정치적 복권과 승리를 이끄는 담론을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연구자다. 호주 멜버른대학교, 싱가포르 경영대학교(SMU) 등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싱가포르 교육부 미디어개발국 및 스페인 과학혁신부의 지원을 받아 국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학사,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석사, 미국 시러큐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국제 커뮤니케이션 학회(ICA)에서 최고 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지역민방 청주방송과 미디어다음에서 기자로 활동했고, 여의도연구원 데이터랩 실장,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학문과 실무를 아우르는 보수 우파의 브레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국민스피커 심규진 교수〉를 통해 정파적 이해에서 자유로운, 독립적 민심과 데이터 기반 정치 평론이라는 대중적 실험에 나서고 있다.

 

▶ 유튜브 검색: @kyujinshim78

 

저서로는 『하이퍼젠더』,『K-드라마 윤석열』, 『새로운 대한민국』(공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