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를 지키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4곳, 경기 일부와 부산 기초단체장 과반을 확보한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며 당 수습과 쇄신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보수 진영이 대구·경북 2곳에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 선거에서는 서울을 포함한 광역 4곳을 확보하면서, 이번 결과를 단순한 참패로만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퇴론 선 그은 장동혁 “당원들과 새 길 찾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아쉬운 선거 결과”라며 “지지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먼저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이번 선거였지만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며 “저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당원들과 함께 우리가 나아갈 새 길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또 “오만하고 무도한 이재명과 민주당에 맞서서 국민의 삶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라는 국민의 명령일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 함께 싸워 주십시오. 당원 동지 여러분 용기를 잃지 말아 주십시오”라고도 밝혔다. 선거 직후 당내 일부에서 지도부 사퇴론이 제기됐지만, 장 대표는 즉각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고 당 수습과 재정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낸 셈이다.
서울 지키고 재보선 4곳 확보… 지난 2018년 지선과 달랐던 판세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곳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은 서울과 대구, 경북, 경남 등 4곳을 지켰다. 전체 판세에서는 열세였지만, 최대 승부처로 꼽힌 서울시장 선거를 수성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인은 개표 막판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서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4곳을 확보했다. 울산 남갑, 경기 평택을, 충남 공주·부여·청양 등에서 의석을 가져오며 광역단체장 성적표와 별도의 방어선을 남겼다.
특히 이번 결과는 2018년 지방선거와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은 대구와 경북 2곳에서만 승리한 반면,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서울과 대구, 경북, 경남 등 광역단체장 4곳을 확보했다. 서울시장 선거를 지키면서 2018년과 같은 대구·경북 고립 구도는 피했고, 서울·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부동산과 생활 행정에 민감한 보수 표심도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부산 기초단체장 방어선… 수도권 표심 변수 확인
특히 기초단체장 선거까지 보면 이번 결과를 단순한 완패로만 정리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경기 31개 시·군 가운데 12곳을 확보했고, 부산에서는 16개 구·군 중 9곳에서 승리했다. 경기 전체 판세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 밀렸지만 수도권 일부 지역 기반을 유지했고, 부산에서는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와 달리 기초단체장 과반을 확보했다. 광역단체장 숫자만으로 선거 결과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부동산과 개발, 생활 행정 이슈가 수도권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해석된다. 서울시장 선거를 지킨 데 이어 경기 일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들이 당선되면서, 수도권 유권자의 부동산·주거 민감도가 다시 확인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책임론 제기됐지만 체제 유지론도 병존
당내에서는 장 대표 책임론도 제기됐다. 유의동 국민의힘 경기 평택을 당선인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 대표 거취와 관련해 “당연히 고민을 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도 SNS를 통해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당 지도부의 선거 패배 책임을 회피하는 썩은 동아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만 선거 결과를 곧바로 지도부 교체론으로 연결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진숙 대구 달성 당선인은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장동혁 지도부가 민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는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면서도, 지도부 사퇴론에 대해서는 “교체를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SNS를 통해 “국민의힘이 어려운 환경 아래서도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홍 전 시장은 “숫자로는 정부, 여당이 승리했지만 압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장동혁 지도부가 친한계 발호를 슬기롭게 대처하고 당내 혁신을 통해 정통보수주의를 확립해 달라”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선거와 재·보궐선거 4곳, 경기·부산 기초단체장 일부를 확보한 결과를 감안하면 선거 결과를 지도부 교체론으로만 정리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선거관리 부실 논란까지 겹치면서 장 대표 체제가 당장 흔들리기보다 당 수습과 쇄신 논의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선관위 부실 논란도 변수… 민주당도 완승론 엇갈려
서울과 인천 등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도 선거 이후 국민의힘 대응 방향과 맞물려 있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장 대표는 선거 당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면담했다. 국민의힘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선거관리 부실 문제로 보고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을 요구하고 있다.
선거관리 부실 논란은 장 대표 책임론의 변수로도 작용하고 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선거 직후 장 대표 책임론이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확산하면서 국민의힘 내부 논의도 지도부 거취 문제와 선관위 책임론이 맞물리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번 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2곳을 확보했지만 서울시장 선거와 주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패배를 두고 당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선거 결과에 대해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지만,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대해서는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완승론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고 정 대표 책임론이 거론되지만, 논란이 지도부 거취 문제로 이어지는 분위기는 아니다. 국민의힘의 선거 결과 역시 광역단체장 숫자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광역단체장 전체 판세에서는 밀렸지만 서울시장 선거를 지켰고, 재·보궐선거 4곳과 경기·부산 일부 기초단체장을 확보했다. 지방선거 이후 당내 논의는 장동혁 체제의 거취 문제와 함께 선거 결과 평가, 선거관리 부실 논란 대응, 보수 재정비 방향을 중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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