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유럽연합(EU)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에 2억 유로(약 35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 판매 위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날 중국 징둥닷컴의 독일 전자제품 유통업체 인수 계획도 심층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유럽 시장 확장에 제동이 걸리는 흐름이다.
EU 집행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디지털서비스법(DSA)에 근거해 테무에 2억 유로, 약 35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테무가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불법 제품 판매 위험을 충분히 식별·분석·평가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조사 과정에서는 테무에서 판매된 일부 제품이 EU 안전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 품목에는 결함이 있는 충전기, 질식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유아용 장난감, 법적 기준을 초과하는 화학물질이 함유된 제품 등이 포함됐다. 집행위는 테무에 3개월 안에 시정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향후 DSA 준수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조치는 EU가 DSA에 따라 온라인 기업에 실제 과징금을 부과한 두 번째 사례다. 앞서 EU는 지난해 12월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계정 인증 표시와 광고 정책의 투명성 문제를 이유로 1억 2000만 유로, 약 20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DSA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과 온라인 장터에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평가하고 완화할 의무를 부과한다. 위반 시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테무는 EU 결정에 반발했다. 이번 과징금이 2024년 초기 위험 평가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현재의 규제 준수 체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테무 측은 이후 플랫폼 운영과 소비자 보호 절차를 개선해 왔다고 밝혔다.
징둥닷컴 인수도 조사… 中 플랫폼 압박 넓힌 EU
EU의 중국 이커머스 기업 규제는 테무에 그치지 않았다. EU 집행위원회는 같은 날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닷컴의 독일 전자제품 소매업체 세코노미 인수 계획에 대해서도 역외보조금규정(FSR)에 따른 심층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세코노미는 미디어마르크트와 자툰 등을 운영하는 독일 전자제품 유통업체다. EU는 외국 정부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EU 내 기업 인수나 공공 입찰 과정에서 시장 경쟁을 왜곡할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징둥닷컴에는 시정 조치가 부과되거나 인수 금지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중국 기업의 대형 인수·합병 거래에 역외보조금규정이 본격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로 EU의 중국 이커머스 규제는 온라인 제품 안전 문제에서 유럽 유통망 인수·합병 심사로 확대됐다. 테무 과징금은 플랫폼 내 제품 안전 관리 책임을 겨냥했고, 징둥닷컴 조사는 중국 기업의 유럽 유통시장 진입 과정을 규제 대상에 올렸다.
초저가 직배송과 공격적 가격 경쟁을 앞세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해 EU가 소비자 안전과 시장 경쟁 문제를 함께 들여다보는 흐름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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