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삼성전자·SK하이닉스, 코스피 비중 50% 돌파… ‘반도체 쏠림’에 우려 시선도

반도체 대장주 2종목, 사상 첫 코스피 비중 50% 돌파
반도체 열풍으로 빠르게 몸집 키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종목 양극화에 우려하는 증권가

인싸잇=이서호 기자 | 코스피 지수가 8000선을 돌파하고 최고 지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도체 종목 쏠림 현상이 격화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이 상황을 우려하는 시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각각 1750조 9604억 원, 1601조 4422억 원이다. 이를 합산한 비중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50%를 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지분을 보유한 SK스퀘어와 삼성전자 우선주까지 포함하면 전체 코스피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55.23%까지 늘어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해 하반기만 하더라도 30%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면서 이들의 시가총액 합산 비중도 늘어났다.

 

특히 이 두 기업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으로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급성장했고, 그 영향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코스피 합산 비중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모델 학습을 위해 필요한 AI 반도체에는 GPU(그래픽처리장치)가 필요하다. GPU가 처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으려면 높은 대역폭을 가진 메모리가 필수적이다.

 

이 역할을 하는 것이 고대역폭메모리(HBM)이다. GPU 수요가 폭증하면서 함께 탑재되는 HBM 수요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의 핵심 공급자로, AI 투자 열풍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월 2일 시가(12만 200원)부터 이달 27일 종가(30만 7000원)까지 155.4%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65만 1000원에서 224만 3000원으로, 244.5% 급등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두 기업에 쏠린 코스피 상승세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종목 간 양극화가 계속 심화되면서 두 종목의 변동성이 코스피 변동성으로 직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도체 업황 악화나 글로벌 수요 둔화 등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시장 전반이 동반 하락하는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나오면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2개에 절대적으로 압축된 지수 상승을 야기했다”며 “코스피가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이 중 상승 종목은 75개였고, 826개 종목이 주가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도 반도체 수급 쏠림을 지적하며 상승 종목 수에 비해 하락 종목 수가 많은 현상에 대해 국내 주식 시장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 열풍은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 투자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출시되면서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 상품 거래 사전교육’ 신청자는 24만 7083명, 수료자는 22만 8763명으로 드러났다.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교육 시스템에 접속 지연과 서버 장애까지 겪을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도 증권가에서는 AI 반도체 열풍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에 두 기업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제시된 삼성전자 목표주가의 최고 금액은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7일 제시한 57만 원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업 리스크로 인해 경쟁사 대비 삼성전자 주가가 눌려 있던 점을 고려하면, 리스크가 해소된 후 주가의 상승 탄력은 오히려 경쟁사보다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중 증권사에서 가장 높게 제시한 금액은 380만 원이다. 이는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이 내놓은 목표가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상반기 대비 각각 53.7%, 59.4% 증가하는 등 실적 모멘텀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매출총이익률이 80%를 웃도는 환경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산업 내 최상위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