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서호 기자 | LG이노텍의 주가가 지난달부터 200% 이상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이 회사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떠오르고, 회사의 기판 사업이 단순한 부품 납품에서 수주형 장기계약 구조로 진화한 것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지만, 회사의 주가는 이를 상회하며 최고가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LG이노텍은 오후 1시 20분 기준으로 전날보다 1.97% 상승한 109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129만 5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5거래일 연속 신고가를 달성했다.
LG이노텍의 최근 주가 흐름은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연일 주목을 받았던 SK하이닉스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1일 시가(31만 6000원)부터 이달 26일 종가(106만 8000원)까지 238%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회사의 주가는 엔비디아와의 피지컬 AI(인공지능) 협업을 통한 AI 플랫폼 관련 사업 확대 기대감으로 급등한 LG전자의 주가보다도 가파른 수준이다. 이 기간 LG전자는 116.4% 상승했다.
또 LG이노텍은 이달 1일 시가(58만 9000원)부터 26일 종가(106만 8000원)까지 81.3% 오르며 지난달에 이어 연달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주가에 영향 미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LG이노텍의 이 같은 주가 상승률은 아이폰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주 사업이 아닌 고다층 반도체 기판(FC-BGA) 수요 증가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력과 발열 등을 관리하는 핵심 부품인 FC-BGA 수요가 늘자,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LG이노텍에 투자 심리가 반영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회사는 차세대 AI 반도체 기판 시장을 겨냥해 최근 ‘2026 ECTC(전자부품기술학회)’에 참가해 차세대 반도체 기판 기술을 공개했다.
최근 학습형, 추론형 AI 확산과 AI 에이전트 사용량 증가로 반도체 칩의 성능이 고도화되면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대면적 기판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LG이노텍은 이 자리에서 초대면적 FC-BGA 기판 샘플도 공개하며, 기술 개발에 앞장서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올해 1분기 가동률이 90% 이상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회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251억 원) 대비 136% 증가한 295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전년 동기(4조 9828억 원) 대비 11.1% 증가한 5조 5348억 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여기에 주력 사업인 광학솔루션 사업의 실적 호조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고되자, LG이노텍의 주가는 상승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LG이노텍은 올해 고수익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방침을 내놓았다. 특히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 높은 패키지솔루션 사업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차량 카메라와 라이더, 레이더 등을 결합한 복합 센싱 모듈을 앞세워 자율주행과 로봇 등 피지컬 AI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미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어플라이드 인튜이션과 자율주행 센싱 모듈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LG이노텍은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의 테스트 차량에 회사가 개발한 센싱 모듈을 탑재할 계획이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어플라이드 인튜이션과의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의 새로운 기준이 될 탁월한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며 “피지컬 AI 시대를 이끄는 모빌리티·로봇 센싱 분야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긍정적 전망에 증권가도 목표주가 잇단 상향 조정
증권가에서는 앞다퉈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iM증권은 지난 26일 회사의 목표가를 37만 원 높인 100만 원에 제시했다. 같은 날 하나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70만 원에서 130만 원으로 높였고, 유진투자증권 역시 105만 3000원으로 잡았다.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가장 높게 제시한 증권사는 KB증권이다. 27일 기존 120만 원에서 160만 원으로 높여 잡았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다수의 빅테크 고객사가 메모리 반도체 계약 구조와 유사한 대규모 선수금 지급, 위약금 조항을 포함한 구속력 있는 장기공급계약(LTA), 설비투자 지원을 LG이노텍 기판 사업에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30년까지의 LTA는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모델에 준하는 수주형 생산 체계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LG이노텍의 기판 사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주형 계약 방식과 비슷하도록 구조가 변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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