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서호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12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음 분기 실적도 이를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주주와 고객사들의 우려까지 키운 노사 임금협상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액 816억 2000만 달러(약 122조 4300억 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수치이며, 직전 분기(681억 3000만 달러) 대비 20%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회사는 영업이익 535억 달러(약 80조 2180억 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187억 달러)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87달러(약 2803원)으로, 시장 예상치(1.76달러)를 상회했다.
이번 엔비디아의 매출 성장은 데이터센터 사업이 이끌었다. 올해 1분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752억 달러(약 112조 8075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391억 달러) 대비 2배 가까이 폭증한 수준이며, 올 1분기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데이터센터 매출이 크게 늘어난 배경으로는 빅테크 기업들의 과열해진 AI 투자 경쟁이 지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기업들이 AI 인프라 확충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으면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급증하자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는 1분기 성장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오는 2분기 예상 매출을 910억 달러(약 136조 5364억 원)로 예상했다.
엔비디아 호실적에 HBM 수혜 입은 삼성전자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실적 증가가 삼성전자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 GPU에 탑재되는 HBM 때문이다. AI 학습 과정에서 GPU가 대규모 연산을 수행할 때 데이터가 메모리를 오가는 속도인 대역폭이 부족하면 성능이 제한되는데, HBM은 이 대역폭을 크게 확장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이 때문에 최근 많은 기업들이 HBM을 찾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실적은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 133조 9000억 원, 영업이익 57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54조 7000억 원, 50조 5000억 원 증가한 수준이다. 또 직전 분기에 비해 매출은 약 40조 원, 영업이익은 37조 원가량 늘어났다.
이 상황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20일 사측과 극적으로 합의되자, 삼성전자는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11시 10분 기준 29만 32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날 종가(27만 6000원)보다 6.25% 상승한 가격이다. 주가는 장중 한때 29만 7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29만 9500원)에 가까운 수준까지 도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조 총파업 해결된 삼성전자 목표가 상향 조정하는 증권사
삼성전자의 실적 상승세와 노조 총파업 해결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증권가에서는 회사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KB증권은 20일 회사의 목표가를 기존 36만 원에서 45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강다현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와 3분기 메모리 가격은 기존 시장 예상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실적 추정치 상향 여지는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오는 2분기 영업이익을 90조 원, 3분기 영업이익을 100조 원으로 예상하며 목표가를 높였다.
같은 날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 중에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가장 높게 제시했다. 목표가는 기존 대비 54% 높인 57만 원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평균판매단가 상승을 범용 D램과 낸드가 주도하면서 범용 메모리 생산능력 우위에 있는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 모멘텀은 경쟁사보다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21일 신한투자증권은 회사의 목표가를 기존보다 25만 원 높인 55만 원에 제시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이 추가 상승하고 있고, 장기 계약으로 안정적인 실적 가시성을 확보한 데다 노사 관련 우려마저 해소 국면에 진입하며 밸류에이션 정상화 반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 주가도 이날 삼성전자와 같은 흐름에 올라탔다. 삼성전자와 함께 글로벌 HBM 시장의 양대 공급자로 꼽히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실적 호조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오후 1시 20분 기준 193만 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 대비 11% 상승한 수준이다.

1
2
3
4
5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