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대국민 사과, 삼성전자 노사 교섭 재개 물꼬

이재용 회장 대국민 사과 후, 삼성전자 노사 18일 교섭 재개 발표
이재용 회장, 해외 출장 일정 변경해 급거 귀국
대국민 사과서 “노동조합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

인싸잇=이서호 기자 | 창사 이래 최대 규모 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사측과 교섭을 재개한다. 노사의 사후조정이 결렬된 뒤 결국 노조가 파업 돌입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이재용 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대화에 물꼬를 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월요일(18일) 오전 10시경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교섭 재개 예정”이라며 “중노위 위원장도 직접 조정에 참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 교섭위원이 김형로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부사장에서 여명구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장(부사장)으로 바뀌었다”며 “곧 노조 사무실이 있는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에서 사전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노조 측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면담 과정에서 사측의 교섭 대표위원을 교체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사측에서 이를 받아들이면서 교섭 재계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재용 회장의 전격적인 대국민 사과도 노조 측을 움직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25분경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귀국하면서 글로벌 고객 및 국민들에 이번 파업 이슈에 관한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 회장은 “저희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항상 저희 삼성을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또 채찍질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우리 한번 삼성인 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보자”고 촉구했다.

 

이날 이 회장은 노조의 파업을 앞두고 해외 출장 일정을 변경해 급히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호 위원장은 이 회장의 대국민 사과 메시지에 대해 “신뢰 회복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함께 갈 수 있도록 (이재용 회장이) 이번 교섭부터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 측은 향후 교섭에도 사측의 진전된 안건이 없다면 파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회사 측에 영업이익의 15%에 대한 성과급 지급(상한 폐지)을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총파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들은 최대 5만 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JP모건은 이번 파업을 현실화한다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서 21조∼31조 원(약 140억 8000만 달러∼207억 9000만 달러)의 손실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